이도 저도 아닌 사진은 기자들도 거른다
보는 사람 입장의 사진이 자연스럽다. '우리 회사에서 만든 제품'보다는 '소비자가 사용할 물건'으로 보여야 한다. 구매자, 이용자, 참여자 시선이 대중에게 친숙하다. 수도권전철 혼잡도 관리를 위한 대책의 보도자료는 환승하는 승객에게 도움이 되는 사진이 필요하다.
비슷한 주제의 기사를 검색하고 언론매체에서 사용한 사진을 흉내 내면 적절한 사진을 건질 수 있다. 기사 사진은 수백 장 중에 사진기자가 1차로 먼저 선택한 후 데스크에서 최종 선별된 결과물이다. 따라 하면 품질 높은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욕심을 더 부린다면 신문 지면 사진도 참고할 수 있다. 한정된 지면에 배치된 사진은 품질이 뛰어나다. 무조건 따라 하지 말고 기사 특성과 콘텐츠를 살리는 세심한 변형만으로도 창의성을 갖출 수 있다.
행사나 제품, 인물 소개 등 실체가 있는 보도자료는 해당 주제를 촬영할 수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추상적 대상이나 촬영할 수 없는 조건도 있다. 철도 종사자에게 위협을 가했을 때 처벌을 강화하는 입법 추진, 24시간 재해대책 비상대책본부 운영, 열차 운행 시간 단축, 승차권 환불 수수료 조정 등 사진으로 표현하기 힘든 내용도 있다.
이럴 땐 기관 대표 사진이 편한 선택이다. 영향력이 큰 보도자료라서 특색을 갖추고 싶다면 정책 등으로 인한 결과물이나 연관된 사람을 촬영할 수도 있다. 군인 할인제도에 군복 입은 장병, 양육비 지원 제도에 유모차를 끄는 부모 사진을 쓰는 경우이다.
관련 회의, 발표 등 내용이 결정된 순간이나 안내문도 촬영할 수 있다. 어떤 자리인지 특색이 드러나거나 맥락을 위해 장소의 상징성도 고려 대상이다. 은유적인 대상, 상징적인 사진도 유용하다. 일자리·작업 여건 등에는 안전모나 작업복, 환경정책에는 굴뚝 갖춘 공장과 산림, 교통 정책에는 자동차와 지하철 등이다. 저울, 법전, 판결문, 법원 건물 등도 사법 제도 기사에서 항상 나온다.
반드시 사진과 기사가 1대 1로 딱 들어맞을 필요는 없다. 연상될 수 있는 대상이면 된다. 2년 만에 예고된 총파업을 보여주기 위해 2년 전 파업 현장 사진을 찾기보다 파업 안내문을 읽고 있는 오늘 시민의 모습을 기자들은 사용한다. 한밤중 비상계엄 사태를 보도할 때 서울역 맞이방에서 텔레비전으로 뉴스를 보는 사람을 화면에 담는다. '임대료 폭등' 기사에는 이삿짐을 옮기는 장면, '군비 예산' 기사에도 화물열차로 수송되는 자주포의 영상을 사용한다.
비슷한 사진도 다른 콘셉트로 사용된다. 전기요금 인상을 다룬 두 개의 기사에 모두 '회전하는 팬'을 사용했는데, 한쪽은 신재생에너지를 대표하는 풍력발전기의 대형 팬, 다른 한쪽은 에어컨 대신 돌아가는 선풍기 다섯 대의 팬을 쓸 수도 있다.
보도자료와 정확히 일치하는 메시지를 사진에 담을 수 없다면 다른 메시지라도 명확히 활용할 수 있는 정보를 포함해야 한다. 이도 저도 아닌 사진은 기자들도 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