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일은 ‘홍보의 날’ (1/2)

그날의 테마와 기관의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알려야

by 문좀열어주세요

‘○○의 날’, ‘기념일’은 ‘홍보하는 날’이다. 그날의 테마와 기관의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알릴 수 있다. 한 해 마케팅이나 이벤트 계획에서도 우선 챙기는 일정이다. 언론매체는 기념일에 대한 시의적절한 주제에 목말라 있다.


기념일은 설날, 추석, 삼일절, 광복절, 개천절 같은 국경일이 있고 쉬지는 않는 법정기념일도 있다. 2005년 법정기념일이던 한글날이 국경일로 승격되어 쉬는 날이 되었다. 환경의 날, 장애인의 날, 여성(남성)의 날, 납세자의 날, 과학의 날, 정보통신의 날, 정보보호의 날, 윤리 주간 등의 국제기구나 국내 단체에서 정하거나 사회적으로 합의한 날도 있다.


달력에 표시되지 않지만 마케팅 목적으로 정하거나 관습적으로 통용되는 날도 있다. 성년의 날, 밸런타인데이, 로즈데이, 빼빼로데이, 수능일처럼 대중 인지도가 높고 문화적 의미를 담은 기념일이다. 선물이나 이벤트를 동반하는데 국경일 보다 널리 챙기기도 한다. 상업적,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끼치는 면도 있다.


기념일에는 기관의 비전이나 현안 등 딱딱한 내용의 진입문턱을 낮추면서 관심을 유도할 수 있다. 기관의 공적인 역할도 새삼 강조할 수도 있다. ‘교통안전의 날’에 첨단 철도 안전 시스템, 환경의 날 승용차 대신 철도를 이용할 때 절감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수능일에 철도특별수송 교통대책 등이다. 최근에 밝혀진 독립운동 철도원이 있다면 광복절에 활용할 수도 있다.


현수막에 적힌 글자 외에 뚜렷한 메시지 없는 기념행사, 이용객에게 선물을 나눠주고 경품을 추첨하는 단순 이벤트는 안 하니만 못하다. 최근에는 SNS, 유튜브로 널리 퍼지는 참여형 이벤트가 눈길을 끈다. 기념일 의의에 지나치게 매몰되지 않은, 작은 실천이나 생활밀착형 아이디어가 와닿는다. 과장된 전망, 해묵은 실적을 내세우는 홍보는 금물이다.


최근에는 남해안 지자체의 ‘이순신 승정길을 함께 걷는 이벤트’와 같이 역사 흔적을 함께 찾는 챌린지도 발굴되고 있다. 기념일과 무관하지만 철도에서도  전통적으로 역사 순회 스탬프 찍기와 같은 이벤트를 진행했다. 일본은 특정 노선이나 구간, 여행 코스별로 스탬프 찍기 역사가 깊다. 기차 여행의 색다른 매력을 더하고 있다.


역사적, 사회적 메시지가 강할수록 기관의 긍정적 이미지도 쉽게 각인시킬 수 있다. 기관의 비전과 캠페인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것이 핵심 열쇠이다. 기관을 드러내기보다는 기념일의 의미에 무게가 쏠려야 한다.


기념일이 긍정적으로 보도되는 것만은 아니다. 언론매체는 사회 문제를 공론화하는 본연의 역할을 잊지 않는다. 우리 삶 깊숙이 덮여 있던 문제의식을 기념일에 꺼내놓기도 한다. ‘장애인의 날’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는 장애인, ‘정보보호의 날’ 인터넷에 노출된 개인정보는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주제이다. 청산되지 않은 친일 잔재를 광복절에 다루거나 명절, 고향에 가지 못하는 외국인 노동자 등 기념일의 이면도 조명된다.


긍정적 보도만큼이나 부정적인 파급효과도 기념일에 배가된다. 특히 단순히 스트레이트성 기사보다는 심층 보도하는 경우가 많다. 관련 단체들과 피해자들도 적극적으로 제보하는 시기이다. 최근 2,3년 간 지적됐던 문제들은 항상 타깃이다. 경각심을 갖고 신속한 대응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기존에 세웠던 조치들도 제대로 이행되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기자들은 확인하는 사람들이다.


잘못을 시인하고 신속한 개선사항을 내놓는다면 부정적 여론을 전환시키고 긍정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문제가 고쳐졌을 때 문제 제기 수준을 넘어 변화로 이끈, 언론의 공공성을 충실히 챙겼다는 의미가 있다. 기념일 → 문제 제기 → 개선책 마련 → 사회변화로 이어지는 언론보도의 완결성을 갖추게 된다. 이런 보도는 ‘이달의 기자’ 등 언론인 상으로 이어지는 성과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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