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여름 폭염과 극한 호우가 번갈아 가며 열차 운행을 방해할 때였다. 선로 온도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거나 시간당 강우량 또는 누적 강우량이 기준치를 넘어서면 열차는 운행할 수 없다. 관련 규정으로 정해져 있다. 고속도로에도 제한속도가 있는 것처럼 선로도 특정 조건에서는 속도에 제한을 두고 한계치를 넘으면 운행을 중지시킨다.
특히 집중호우 후에 폭염이 닥칠 때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물을 머금은 땅(노반)은 지지력이 약해져 고온으로 레일이 늘어날 때 붙잡아주는 힘이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침목, 자갈, 흙 등으로 구성된 도상은 레일을 지지하면서 열차의 하중을 흡수해 승차감도 높이는 역할을 한다.
그해 8월 초 집중호우로 이후 폭염에 대비한 선로 유지보수 상태를 집중적으로 살피는 작업을 진행했다. 야간 시간에 열차 진입을 통제한 ‘차단’ 조치 후 보선 장비를 투입해 궤도 틀림 정정, 도상(자갈) 저항력 확보 등 고온에도 선로 변형이 없도록 점검하는 작업이었다.
선로를 다지는 보선장비 ‘멀티플 타이 템퍼’(Multiple Tie Tamper, 이하 MTT) 등의 대형 장비를 투입해 전국에서 하루 평균 30여 곳에서 야간작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고속열차와 일반열차가 동시에 운행하는 유도상(자갈)선로를 집중 보수하고 레일이 서로 연결되는 ‘이음매’, 선로가 나뉘는 ‘분기기’, 터널과 배수시설 등의 취약개소를 중점적으로 살핀다.
기획 홍보로 준비했는데 내용이 어려웠고, 바로 와닿지 않았다. 온도와 강우량에 따른 열차 운행기준, 선로의 구조와 명칭, 장비와 작업에 대한 내용 등등 설명해야 하는 부분이 많았다.
홍보 메시지는 단순했다. “코레일의 야간 첨단 정비작업으로 폭염에도 철길은 안전하다”였다. 포토보도자료로 진행하기로 했다. 야간 시간대 호남선 개태산역 인근에서 계획된 장비 작업을 확인하고 동행 취재하기로 했다.
실제 작업이었기에 촬영을 위해 작업을 멈추거나 재연할 수 없었다. 인물을 배치하거나 장비를 옮겨달라는 등의 연출도 불가능했다. 새벽 1시부터 3시까지 2시간 동안 멀리서 따라다니며 망원렌즈로 촬영했다.
“낮보다 뜨거운 야간작업, ‘폭염대비 철저’”로 제목을 정하고 작업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6장으로 이뤄진 포토보도자료를 만들었다.
왼쪽(1번) 사진을 메인으로 생각했으나 담당부서에서 오른쪽(2번) 사진으로 바꾸자고 요청했다. 제일 왼쪽 사람이 삽을 짚고 있는 게 멍해 보이고 첨단작업과 재래식 삽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요청대로 사진을 바꿔줬으나 (1)번을 폐기할 수는 없었다. 아쉬운 마음에 (1)번 사진도 메일에 첨부했다. 기자들은 대부분 (1)번 사진을 지면에 사용했다.
마찬가지 이유로 선로의 자갈을 정리하는 직원들의 작업 사진도 삭제되었다. 장비 작업 후 인력 작업도 필요하고 실제 현장에서 진행되는 과정이지만 기계 작업을 강조하고 싶다는 의중이었다. 담당 부서에서 강조하거나 피하고 싶은 콘텐츠가 있을 수 있으니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다.
기자가 필요한 사진을 요청하기도 한다. 보통 언론매체 자사의 데이터베이스에서 사진을 찾거나 연합뉴스 등의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사진을 쓰곤 하는데 마땅한 사진이 없거나 기사에 맞춤형 사진이 필요한 경우이다.
적절한 사진을 제공하면 기대 이상의 홍보효과를 거두기도 한다. 긍정적인 보도가 아닐 수도 있다. 부정적 보도지만 대중에게 꼭 알려야 하는 메시지라면 위험부담을 감수하고라도 사진을 제공하는 게 바람직하다. 폭우로 열차가 지연되고 있다는 안내, 부득이한 사유로 일부 KTX가 운행 중지된다는 안내 등이다.
포토보도자료는 뉴스 가치가 있는 시기를 포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의성을 놓치지 않게 신속하게 준비하고, 촬영은 세심하게 진행해야 신문지면에라도 실릴 수 있다. 사진기자처럼 원샷 원킬로 작품을 건질 수 없다. 잘 나올 때까지 촬영하는 방법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