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임 줄다리기, 이름 속사정(3/3)

안전띠가 없는데 안전하다?

by 문좀열어주세요

부정적 철도 프레임만 있는 건 아니다. 안전성, 정시성 등 긍정적 프레임도 있다. 선로라는 구조물 위 정해진 노선으로만 차례로 운행하는 철도는 지상에서 가장 안전한 교통수단이다. 안전띠도 없다. 안전띠가 필요 없을 정도로 안전하다는 관점은 프레임 전환의 성공 사례이다.

2010년대 KTX가 운행 5년여 만에 빠르게 정착하고 있을 때 시속 300km 속도로 인해 사고 시 위험성에 대한 경고가 있었다. 마침 KTX가 2004년 개통한 이후 일본과 중국에서 백여 명의 사상자가 생긴 철도 사고도 발생했다. 2005년 4월 일본 제이알(JR) 쾌속 열차가 기관사 과속으로 탈선해 107명이 목숨을 잃었고, 2011년 7월 중국 저장성 원저우에서 고속열차가 서로 충돌, 다리 아래로 추락해 40여 명이 숨지고 200여 명이 다치는 사고도 있었다.


언론에서 국내 열차 안전 시스템을 조명하기 시작했다. 좌석에 안전띠가 없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실제 지상파 8시 뉴스에서 안전띠가 없다는 사실을 단독 보도하며 문제라고 보도했다. 2014년 11월 당시 강원도 민둥산역 인근에서 발생한 무궁화호 열차 충돌사고를 후속 보도하며 잦은 사고에도 열차에 안전띠가 없어 ‘승객 안전이 무방비 상태’라고 지적했다.

시속 300km에 육박하는 KTX를 비롯해 국내 모든 열차에는 안전띠가 없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모든 차량의 전 좌석은 안전띠 착용이 의무라는 점을 비교했다. 안전띠의 필요성에 대한 과학적 분석은 필요하지 않았다. 시민 인터뷰 하나와 불명확한 해외 열차 안전띠 설치 사례, 코레일 홍보 담당 직원의 전화 목소리면 충분했다.


사실, 열차는 가감속에 시간이 오래 걸려 안전띠 자체가 필요 없다. 급제동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어 안전하다. 가장 빠른 KTX를 예로 들면 400톤이 넘는 무게이다. 브레이크를 밟아도 거리로 3km, 시간으로 1분 정도 지나야 멈춘다. 안전띠의 보호를 받아야 할 만큼의 관성이 발생하지 않는다.

만에 하나 고속주행 중에 탈선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안전띠가 없어야 탈출이 더 쉬운 측면도 있다. 해외 실험에서도 입증됐으며 안전띠를 설치했을 때 오히려 목에 충격을 준다고 드러났다.


일반 상식과 다른 ‘안전띠 무용론’에 주요 언론매체가 흥미를 갖고 보도했다. 어린이 도서나 일반 상식으로도 전해졌다. 안전띠가 없을 정도로 안전하다는 프레임이 굳어졌다. ‘열차의 안전띠 필요성’을 다뤘던 뉴스의 영상은 다시보기 서비스가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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