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마블
어벤져스 비기닝 + 우리 캡틴 마블을 소개합니다.
대부분의 마블 영화가 그러하듯 캡틴 마블 역시 기본적인 완성도는 보장합니다. 다른 마블 영화들처럼 캐릭터의 성장 서사를 바탕으로 MCU에 새로 소개되는 설정 등을 버무리고 적당히 유머러스한 장난과 오글거리는 영웅적 면모 같은 것들을 토핑으로 솔솔 뿌려 서빙합니다. 뒤이어 나올 MCU 영화를 기대하게 만드는 떡밥도 와장창 투척하고요. 지금까지의 마블 영화를 좋아했다면 이 영화를 좋아할 확률도 매우 높을 겁니다.
개인적으로 브리 라슨은 - 예전이나 지금이나 - 좋은 캐스팅이라 생각하고, 영화를 보고 나서 생각해도 실제 캐릭터의 이미지나 배역과 잘 어울립니다. 항간에 떠도는 페미 마블이나 (못생긴) 브리 라슨 좀 아니지 않냐, 같은 이야기는 잠시 접어두고 편견 없이 감상해도 좋을 것 같아요. 일단 저는 브리 라슨 못 생겼다는 말부터 공감이 안 갑니다..
캡틴 마블의 포스는 예고편에서 미리 선보인 것처럼 굉장합니다. 나머지 MCU 히어로들이 모두 떼 지어 덤비더라도 피부에 스크래치 하나 낼 수 없을 것 같은 초절정 포스. 이쯤 되면 빌런이 불쌍할 지경입니다. 그래서 영화에 긴장감이 별로 없습니다. 액션도 주고받는 합 같은 것보다는 강력한 슈퍼파워의 화려한 전시에 가깝고요. 개인적으로는 일단 좋게 보았습니다. 영화 이야기 상 그 외에 다른 선택지도 없었을 것 같고요.
영화는 인피니티 워와 엔드게임 사이에서 가교 아닌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합니다. 캐릭터의 추가나 설정 같은 면도 있지만, 그보다는 정서적인 연결고리 역할이 조금 더 커 보여요. 그래서 두 영화 사이에 캡틴 마블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끼워 넣은 선택지는 제법 괜찮은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들고요. 이 시점에 초극강 파워를 지닌 캐릭터가 혜성처럼 등장한다는 게 데우스 엑스 마키나 같은 전개처럼 보일 수 있는데, 지금까지 MCU 영화가 보여준 역량을 생각해 보면 엔드게임이 그런 멍청한 선택지를 뽑아들 것 같진 않아요. 이 정도는 믿고 엔드게임을 기다려 봅시다.
IMAX 버전으로 감상했는데 역시 추천합니다. 액션씬 아닌 부분에서도 3D 효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고요. 중요한 액션 시퀀스는 모두 IMAX 버전으로 촬영되어 볼거리는 충분합니다. 몇몇 장면은 스타워즈나 스타트렉 같은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부분도 있는데, 그래서 4DX 나 ScreenX 같은 특수 포맷으로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물론 1 픽은 무조건 용산 IMAX 겠습니다만.
(약간 스포) 예고편 등을 통해 다들 짐작하시겠지만 닉 퓨리가 한쪽 눈을 잃는 모습을 드디어 보여줍니다.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충격적인 상황에 모두 말문을 잃을 겁니다. 어머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