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노멀 시대 학교의 미래
5월에 록다운이 시작되면서 온라인으로 종업식을 했다. 이런 일은 처음이라 학사 연도를 끝낸 것도 아니고 안 끝낸 것도 아닌 느낌으로 방학을 맞았다.
설마 8월엔 등교하겠지 했는데 갑자기 호찌민에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하노이도 덩달아 심각한 록다운을 했다. 다시 온라인으로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두 달이 지나도 온라인은 수업이 계속되고 있다.
정말 오랜만에 학교에 왔다. 봉쇄가 풀려 대중교통 이용이 가능해졌다. 그래도 학교에 가려면 미리 등교 예약을 해야 한다. Health declaration form을 쓰고 Google form에 머무는 시간을 알리고, 정문에서 교사 사인을 하고 체온을 잰 후 들어갈 수 있다.
학습에 필요한 자료를 가져올 마음으로 학교를 간 것만은 아니다. 사람을 만나고 싶었다. 새로 온 교사들도 온라인 화면 상으로만 만났으니 어쩌면 오늘이 서로들 처음 보는 날인 것이다. 옆 교실 동료 프랑스어 선생님과의 수다도 그리웠다. 사람이 그리울 줄이야.
책상 위에 있는 달력은 6월에 멈춰있었다. 지금은 10월 말. 그 사이 몇 달을 누군가에게 뺏긴 것 같은 느낌. 아이들이 쓰던 교과서며 공책들이 아직 사물함에 놓여 있다. 교실에 아이들과 선생님이 없다.
교실 서랍장 위에 있는 신혼부부. 이들이 교실을 지키는 유일한 사람 형상. 이들은 이 컴컴한 교실에서도 행복하게 서로 의지하며 버텨온 듯하다. 온라인 수업을 하면서도 아이들을 교실에서 다시 만나는 날을 위해 견디는 선생님들처럼.
록다운이 풀렸어도 거리는 아직 북적거리지 않는다.
아이들이 없는 학교는 쓸쓸하다 못해 무섭다. 학교에서 근무하던 때, 하루 종일 아이들과 떠들고 나면 영혼이 쏙 빠지는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있었다. 그럴 때면 혼자 어딘가 멀리 떠나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아이들로부터 힘을 얻는 사람이 바로 교사라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전이 되는 이 시기, 더 이상 닫고만 있을 수 없는 국경과 학교.
아이들의 안전이 먼저인가, 교육이 먼저인가?
안전한 환경에서의 유의미한 교육이 중요하겠지.
학교는 아이들이 없으면 의미를 잃는다. 교사도 아이들이 있으므로 존재한다. 매일 공개 수업을 하는 기분으로 온라인 수업을 하지만 그렇게라도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하다. 그렇게 나는 기쁨을 얻는다.
오늘도 학교는 아이들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