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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교달 Oct 28. 2021

코로나와 학교의 미래

Face the reality

내가 근무하는 학교는 코로나 재확산으로 인해 5월부터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했다. 국제학교의 학기는 8월에 시작하고 6월에 종업을 하는데 설마설마했던 종업식도 온라인으로 치렀다. 5, 6월 국제학교는 가장 바쁜 달이다. 학교 종업식도 있고 학부모님을 초대하는 행사도 다양하다. 거의 모든 큰 행사는 취소되었다. 말 그대로 학교 문을 닫았다.


베트남은 강력한 록다운을 실시했다. 집 밖을 나가려면 푸드 스탬프를 받도록 하고 필수 근무 직군의 직원을 제외하면 거의 두 달 동안 외출을 금지시켰다. 확산 인원이 호찌민에 비해 많지 않은데도 똑같은 강도의 록다운을 실시했다. 8월에는 그래도 학교를 오픈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있었다. 방학 동안 교사들을 먼저 백신을 맞게 하고 확진자도 줄었다. 그러나 희망도 잠시, 학교는 온라인으로 개학을 했다. 설마 이런 일이 벌어질까 했다. 코로나로 온오프 수업을 한지 벌써 2년이 되어가는 이 시점에 교사들도 많이 지쳤다.


중고등학교 학생의 경우 컴퓨터 앞에 앉아 수업을 듣는 것이 익숙할지 모른다. 그러나 초등학교와 유치원 학생의 경우 하루 종일 수업에 집중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학교 수업은 곧 학부모의 업무가 된다. 국제학교는 영어로 대부분의 수업이 이루어지므로 학부모는 자녀의 과제까지 함께 해야 한다.


학교는 교육뿐만 아니라, 보육, 육아 등의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온라인 수업이 지속되면서 그 기능이 오롯이 가정으로 넘겨지는 것을 느낀다. 반면 교사는 온라인 수업을 위해 더 많은 시간을 수업 준비에 할애해야 한다.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여 수업을 흥미롭게 만들기 위해 매일 스스로 연수를 하고 적용해 본다. 줌과 온라인 화상 수업이 이제는 메타버스를 통해 가상공간으로 확대되고 게더 타운과 같은 앱을 이용해 가상 교실을 만드는 것이 붐이다. 


모든 교사가 교수학습에 테크놀로지를 활용하는 것을 환영하지는 않는다. 직접 만나서 함께 얼굴을 맞대고 교실에서 학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렇게 코로나가 장기화될 것을 감안하다면 학교는 그리고 교사는 이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교사로서 나는 매일 도전을 맞닥뜨린다. 학교와 교사가 다양한 교육 플랫폼을 검정하고 교육에 효과적인지, 유해한 사항은 없는지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시기에도 아이들은 디지털 기술을 이미 습득하고 있다.


아이가 가르치는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이 책임이 아니다. 다른 방법을 찾아내 아이의 학습을 돕는 것이 교사나 부모의 몫이다. -교실이 없는 시대가 온다. 존 카우치


코로나로 생긴 이러한 변화가 장기전이 되고 있다. 전 세계는 코로나 재확산을 맞고 있다. 학교는 기술을 이용해 학생들에게 결여된 인간적 접촉을 제공할 방법을 연구하여야 한다.


아이들에게 교과를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제는 디지털 리터러시와 올바른 테크놀로지를 이용한 배움의 접근 (Approach to learning) 태도 교육이 시급하다. 아이들의 디바이스를 뺏는 것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아이들은 핸드폰과 컴퓨터를 옷처럼 필수로 갖추고 다녀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들이 탐험할 온갖 디지털 스페이스들을 막을 수 없다면 아이들에게 창과 방패를 입혀 새로운 뉴 노멀 시대에 살아남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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