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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비 Oct 25. 2017

행복은 내 안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알마티 아타켄트 공원에는 가을이 흠뻑 물들어 있었다. 

공원 관리하시는 분들은 이른 아침인데도 벌써부터 나와서 거리의 낙엽을 열심히 치우고 있었는데,

그곳에서 두 남자분을 만났다. 

손수레에 낙엽을 가득 싣고 퇴적장에 버리고 오는 길인 모양인데, 

스마트폰을 들고 서로 고운 단풍이 가득한 나무 아래서 사진을 찍어주고 있었다. 


사진기를 들고 어슬렁거리는 나를 발견하고는 

먼저 다가와 사진을 찍어 달라고 부탁을 했다. 


러시아 말이라고는 쓰파시바(감사합니다) 밖에 모르는 나와

그들의 짧은 대화는 구글 번역기가 도와줬다. 

나이 든 어른은 65세이셨고, 내가 한국에서 왔다 하니 너무 반가워하셨다. 


이 호탕하게 웃는 젊은이는 거룩한 표정으로 렌즈를 대했지만, 

몇 장을 찍고 나서 좀 웃으라고 했더니 호탕하게 웃으며 즐거워하였다. 


공원 관리라는 직업이 그렇게 고급스러운 일은 아니겠지만,

그들은 매우 행복해 보였다. 


카작 사람들은 바쁘지 않게 사는 것이 부러웠다. 

삶의 여유는 내가 노력하면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우리가 흔히 갖고 있는 조급증 빨리빨리의 문화가 사람들의 마음을 병들게 만드는 것 같다. 


무수히 지나치는 사람들의 표정을 보면 

화가 난 사람들 같다. 

너그러이 이해하기보다는 무슨 꼬투리리라도 잡으려고 눈에 불을 켜고 관찰하는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 


행복은 누가 주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렇게 호탕하게 웃는 젊은이처럼 삶 속에서 여유를 즐기고, 

이왕 겪는 일인데 조금 더 즐겁게 임해보자. 

남과 비교할 것도 없다.

내가 좋으면 그것으로 족하다. 


작별을 고하고 그 자리를 떠나려 하는데, 

이 노인분이 저녁을 같이 먹자고 하였다. 

말씀이 너무 감사하다고 인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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