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주전골을 빛내는 바위들
단풍이 절정일 때 설악산에 가본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주전골에 계곡에 흩어져 있는 기암괴석들과
요염하게 물든 단풍이 어우러져 굽이굽이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이 커다란 바윗돌들은 지금 이 계곡에 놓여 있지만, 분명 땅에서 솟은 것이 아니라
어디에선가 떨어져 나온 것일 것이다.
저 높은 암산에 붙어 기괴를 뽐낼 때도 멋있었겠지만,
훌륭한 정원사가 레이아웃을 하듯이 멋지게 놓여진 이 바위들도 아름답다.
바닥에 떨어졌다고 끝이 아니다.
바닥에서의 또 다른 삶이 준비되어 있다.
이 계속에 이 돌들이 없었다면 참 밋밋해 보였을텐데,
적당히 흩어져 아름다운 풍경을 만든 것처럼
자신의 존재에 존귀함을 더해
세상 속에서 당당해졌으면 좋겠다.
더 시간이 지나면 이 바위들은 구르고 깨져서 더 아래로 내려갈텐데,
거기가 어디든 그 가치는 더 없이 귀하다.
바닥에 떨어진 돌들을 응원한다.
비난받기가 도저히 적합하지 않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