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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비 May 03. 2019

쌍둥이 빌딩

숨어있는 도시


고즈넉한 저녁 하늘에 해가 져가고 있다. 이 로맨틱한 사진을 보면서 분위기를 잡아보려고 하지만, 눈에 거슬리는 게 있다. 이 앞에 보이는 산등성과 저 멀리 보이는 산 사이에는 거대한 도시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진의 제목은 쌍둥이 빌딩이다. 나무에 가려서 언뜻 보이지는 않지만, 제목을 보고 다시 한번 보면 분명하게 보인다.


40층이 넘는 두 개의 빌딩은 나란히 서서 이 공간에 커다란 도시가 존재함을 알려주고 있다. 얽혀있는 도로 위로 차들이 경적을 울려가며 쉴 새 없이 오가고, 사람들은 무엇이 바쁜지 신호가 바뀌기 전에 길을 건너려고 걷다 못해 뛰고 있다. 모임을 마친 부인들이 가족들의 저녁을 준비하려고 저녁에 내놓을 음식 목록을 떠올리며 부지런히 집을 향하고 있고, 직장인들은 상사의 눈치를 보며 칼퇴근을 할 수 있을지 저울질을 하고 있다. 하교한 학생들을 태우려고 학원 버스들이 엔진 소리를 높이고 있다. 


평온해 보이기만 하는 이 풍경에서 우뚝 서 있는 쌍둥이 빌딩을 없애버릴 수는 없다. 도시에서 보면 저 멀리 외곽에 산이 서 있는 것으로 보이겠지만, 여기서 보니 산이 도시를 품고 있다. 바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이 이 품에 안겨 쉬어보라고 부르는 것 같다. 이렇게 자연은 우리와 건강하게 공존하기를 원한다. 발달한 문명의 이기가 우리를 편리하게 만들어 준 것 같지만,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많은 피해를 안겨다 주기도 했다. 그 산업 뒤에는 금전에 대한 야욕이 숨어있고, 남을 돌아보기보다는 밟고 일어서려는 야망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쌍둥이 빌딩을 보면서 하마터면 잊어버릴 뻔한 '공존'에 대한 묵상을 하게 되어 감사하다. 함께 더불어 모두가 행복해지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너'의 노력이 필요한 게 아니라 지금 바로 '나'의 실천이 요구된다. 바쁘지만, 잠시 시간을 내어 옆을 한번 바라보자. 이 아늑함에 취해 혼자 즐기려만 하지 말고 저기에 복잡하게 돌아가는 힘든 세상과 그곳에 사는 사람을 한번 생각해 보자.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 하나를 떠올리고 실천해보자. 


이런 노력을 통해 얻어지는 혜택의 가장 큰 수혜자는 바로 '나' 자신임을 명심하자. 못 믿겠으면 해 보라. 그러면 금방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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