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아는 지인이 4년전 이맘 때 예쁜 화분을 하나 보내주셨다. 큼지막한 화분에 네 가지 식물이 심겨져 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다들 덩치가 커져서 결국은 다 따로 분리해서 키우고 있다.
그중에서 이 호접란은 둘째 해에는 아예 꽃필 생각을 안하더니, 작년과 올해는 꽃대가 하나씩 올라와서 진분홍 꽃을 아름답게 피우고 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이 고운 모습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다가 어느 날 나의 천사를 만났다.
여러분에게 나의 천사를 소개합니다.
어깨를 덮는 스카프를 쓰고 단정히 모은 손, 그리고 화려하게 펼쳐진 두쌍의 날개는 영락없는 천사의 모습이다. 평생 호접란을 그렇게 많이도 봐왔지만, 그 안에 천사가 있는 줄은 몰랐었다. 내가 사랑을 베풀자 그녀는 천사가 되어 나에게 다가왔다. 꼭 김춘수님의 '꽃'을 읇조리는 기분이다.
여러분도 나처럼 이런 천사를 만나고 싶을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사랑받기를 원한다. 사랑받고 싶다면 먼저 사랑해야한다. 내가 그녀을 만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곁에 두고 바라보았는지 아는가? 적어도 3년 동안 아무 말없이 무심코 바라보았더니, 내 마음을 알아주었나 보다. 어느 날 내 앞에 짠하고 나타나서 나를 꼬옥 안아주었으니...
외로운 당신에게 마음을 녹여줄 친절한 천사가 다가오게 하는 비결은 바로...
'가슴을 활짝 열고 팔을 벌려 내 옆에 있는 그 사람을 꼬옥 안아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