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의 한 아파트 단지 옆에 넓은 공터에 시에서 양귀비꽃을 많이 심어 놓았다. 꽃들이 이미 시들 어 가고 있는데다 오전에 비가 온 탓인지 꽃 이파리가 제대로 펼쳐진 게 거의 보이지 않았다. 활짝 피어난 이 꽃 하나를 간신히 찾았는데, 꽃 이파리에 상처가 있지 않은가? 해도 가려서 안보이고 바람은 불어 대고 빗방울도 한두 방울씩 떨어지는데, 어쩔 수 없이 이 꽃을 사진으로 담아 왔는데, 집에 와서 보니 볼수록 아름답다.
상처가 있어서 아름답고 뒷모습이라 더 아름답다.
화려한 꽃의 뒷모습을 누가 보려 하겠는가? 뒷모습을 자신 있게 보여주는 이 꽃은 진정한 아름다움의 지존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