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무엇이길래 이토록 큰 힘을 가지는가

by 루헤 Ruhe

며칠 전, 드라마 하나에 빠져 밤낮없이 즐겼다. 완결까지 보고 나니 실제 배우들의 모습이 어땠나 궁금해 비하인드를 찾아봤는데 서로 정말 친하게 지내며 촬영을 했었다. 자본을 많이 들인 작품은 아니라서 환경이 꽤 열악해보였는데도 모두가 배려하는 모습에 살짝 감동을 받기도 했다. 자신이 찍고 있는 작품에 대한 애정으로 뭉친 결과물이 좋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몇 해 전 '내 사랑이 다 이겨'라는 말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 사랑이라는 것은 큰 힘을 가지기도 하지만 악한 것 앞에서 희미해지는 듯 보이기 마련이라 이 말에 크게 공감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 드라마를 보며 사랑이란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깊게 해보게 되었다. 사랑이라 함은 기꺼이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귀찮아도 사랑하니까, 하기 싫어도 사랑하니까, 힘들어도 사랑하니까. 자기파괴적인 수준까지만 가지 않는다면 참으로 고귀한 감정이다. 원래라면 하지 않았을 말과 행동을 자신을 포함한 누군가 혹은 무언가를 위해 한다는 것은 감히 그 마음을 헤아릴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사랑이라고 하면 너무나 무거운 감정 혹은 이성간의 감정에 대해 묘사할 때 주로 쓰는 편이다. 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너무 바빠 밥을 제대로 챙겨먹지 못하는 사람에게 간식을 사다주는 동료, 피곤하다는 말에 커피 쿠폰을 보내주는 지인, 힘들어할 때 옆에 있어주는 친구. 하물며 함께 식당에 갔을 때 좋아하는 재료나 맛을 기억해서 그 메뉴를 추천해주는 것조차도 모두 사랑일 것이다. 우리가 그저 그 모든 것을 뭉뚱그려 친절하다고 하거나 친한 사이에서는 당연하다고 치부해버릴뿐.

사랑이 충만한 사람은 악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악을 이겨내는 힘을 가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악을 물리치는 게 아니라 그게 내 마음속에 침입할 수 있는 틈을 주지 않고 튕겨낼 수 있게 나를 단단히 둘러싸는 힘. 힘든 순간이 와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고 생각하고 버틸 수 있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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