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칙을 아시나요

by 루헤 Ruhe

학부 때 나는 민법이 너무나도 어려웠다. 생활에 닿아있는 법이니만큼 범위가 엄청났고, 두루뭉술한 말들, 어려운 한자어들의 향연에 포기하고 싶었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생각나는 단 하나의 대전제, 이름하야 신의성실의 법칙이다.


민법 제2조(신의성실) ① 권리의 행사와 의무의 이행은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한다.


이 말은 모든 사람이 어느 상황에서든 인지하고 있어야 할 전제이다. 아주 짧고 간단하게 이 말을 풀어보면 '나 열심히 할게. 너도 열심히 해' 라는 말과 비슷한 맥락이다.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되 의무를 이행하는 것 또한 성실히 하라는 뜻. 하지만 요즘 세상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 대원칙이 도통 보이지가 않는다. 아니, 보이지 않는다기 보다 어느 한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듯 하다. 모두가 지키지 않으면 그저 이 세상은 혼돈 속에서 살테니. 그 점이 마음이 아프면서 안타깝기도 하다. 어떻게든 혼돈을 막고자 노력하는 그 모습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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