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를 하면 꼭 마지막에 사지를 늘어뜨리고 쉬는 자세가 있다. 정확한 단어는 모르겠지만 그때만큼 차분해지는 때가 없다. 사실 자기 전에 늘 하듯 누워 힘을 빼는 것과 같은 행위이다. 하지만 힘든 요가를 마치고 난 후라면 말이 달라진다. 자세를 수행하기 위해 사용했던 온몸이 힘을 쭉 빼며 호흡을 가다듬는다. 단지 몇 분이지만 오늘도 요가를 잘 끝냈다는 뿌듯함과 개운함이 공존하는 순간이다.
호주에서 제일 좋아하는 카페는 나뿐만 아니라 만인의 카페였다. 그 말인즉슨, 오전에 서두르지 않으면 앉을자리가 없거나 거기서 더 나아가 최애 메뉴인 휘낭시에가 품절되는 사태를 겪을 수 있다는 소리다. 평일엔 일하느라 주말밖에 갈 수가 없는데, 주말이 되면 아침에 침대를 벗어나는 게 참 힘들다. 그래도 어찌어찌 몸을 일으켜 카페를 갔는데 휘낭시에가 딱 하나만 남아있을 때 말로 이루 형용할 수 없는 기쁨을 느낀다. 빵 하나가 뭐라고. 참 고맙다.
햇빛 좋은 날 따사로운 햇살이 나에게 닿을 때 또한 기분을 고양시켜 준다. 이유를 알 수 없는 긍정적인 기운이 나를 감싸는 기분이 들어 햇볕을 쬐고 있는 행위 자체를 좋아하는 편이다. 그래서 겨울보다는 여름을 훨씬 좋아한다(물론 한국의 여름은 쉽지 않지만). 해가 좋은 날엔 빨래를 널어놓고 창문을 활짝 열어놓은 후 집을 나와 커피 한 잔을 들고 산책을 하곤 한다. 가끔 야외석이 마음에 드는 카페가 있다면 앉아서 분위기를 즐기기도 한다.
이렇게 생각해 보니 나에게 감동을 주는 것들은 어쩌면 사소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거창한 무언가만이 감동을 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또 어디까지는 사소하고 어디부터는 거창하다고 할 지도 애매하다. 그러니 중요한 건 작든 크든 일상의 아주 찰나의 순간이라도 좋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걸 느낄 수 있는 것 자체로도 행복하다는 뜻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