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구하기 전에 당신의 능력을 보여줘라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를 읽고

by 루헤 Ruhe

최근에 일과 삶을 주제로 한 책인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을 완독했다. 전반적으로 공감하는 내용이 따로 적을 필요도 없이 많아서인지 술술 읽혔다. 광고업계에서 오래 몸 담았고 부사장까지 지냈던 그는 현재 책방을 운영하며 살고 있다고 한다. 그가 일을 대하는 태도, 삶에 있어서 일의 의미 등 인간의 삶과 일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을 풀어낸 내용들이다.


특히 공감이 되었던 건 직장이 안 맞을 때 어떻게 하느냐에 관련된 부분이었다. 퇴사를 앞두거나 앞두지 않았거나 어쨌든 직장이 안 맞고 일이 하기 싫을 때, 받은 만큼만 일해야지 하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들이 틀렸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 나도 작년에 똑같은 생각을 잠시 했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호주에서 일을 하면서 한국보다 당연히 기본 시급이 높아 처음에는 만족스러웠지만, 점점 일이 익고 능력이 조금씩 향상되면서 받고 있는 돈이 적다고 생각했던 시기가 있었다. 워낙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하는 편인 나는 딱히 돈과 일의 양을 따져가며 일하지는 않아왔었는데, 이번 직장만큼은 나를 갈아넣어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내가 생각했을 때 받는 돈만큼만 일을 해야 할까? 고민은 길지 않았다. 내 모든 능력을 펼치지 않으면 윗사람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그 능력을 보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먼저 내가 노력하고 현재 할 수 있는 일을 보여줘야 그 성과에 따라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고, 그래야 내 값어치가 올라간다고 생각했다. 물론 돈에 비해 많은 일을 하고,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일까지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적어도 내가 일하는 동안은 내가 몸 담고 있는 조직이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일할지, 더 잘 될지 늘 생각하는 사람이었기에 그냥 하던대로 하자고 생각했다.


그 결과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알아줬을 뿐더러 2주 휴가 요청 및 직무 변경도 원장님은 흔쾌히 수락하셨다. 내가 하고자 하는 직무에 있어서 전문성이나 경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예전에 대학생일 때 알바를 하던 올리브영 매장에서는 점장님이나 직원분들이 다른 알바생들 몰래 이것저것 챙겨준 적이 많다. (그만큼 내가 열심히 일을 해서 그들의 일을 덜어주기도 했겠지만) 졸업 직후 다녔던 첫 회사에서 퇴사할 때는 타 팀 팀장님께서 늘 출근시간보다 20-30분 일찍 와서 업무를 준비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며 어디 가서든 성실히 잘 할 것 같다는 격려를 해주시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그냥 지금 하고 있는 일과 회사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사실 이렇게 마음을 먹은게 아니라 일터에 가면 그냥 저절로 그렇게 일을 하게 된다. 일복이 많은 팔자인가보다. 한 곳 한 곳 성실히 임하다보면 언젠가 이 모든 경험들이 모여 나에게 큰 무언가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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