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OX Jun 18. 2024

새벽은 아직 오지 않았네...브뤼셀

: 낮게 드리운 구름 사이로 어김없이...그는 온다


새벽은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파리 북역에서 출발한 유로스타는 

밤의 장막을 가르며 벨기에로 나를 데려갑니다. 



브뤼셀


낮고 좁은 골목 사이, 

도시를 굽어보는 팔레 드 쥐스티스는 거인의 모습으로

아직 아침이 밝지 않은 도시 브뤼셀의 이야기를 

들려줄 것 만 같습니다. 



어둠이 퇴적된 침묵의 밤을 지나


때마침, 

현대적 트램이 도로의 중앙을 가르며 지나갑니다. 


조금은 도시와 어울리지 않는...

조금은 공존할 수 없는 낯선 모습은

어쩌면 지구 반대편에서 

이 도시를 찾은 이방인을 닮았습니다. 



적막하고 고요한 도시의 아침은

낮게 드리워진 겨울 구름의 담요 사이로 

인사를 건넵니다. 


잠시의 한기를 피하려 들어간 대성당에서 

화가 마그리트의 숨결을 찾습니다. 


어쩌면 

그가 한 번쯤 앉았을지 모르는 대성당의 자리에 앉아... 

아침이 밝아 오기를 기다립니다. 


새벽은 아직 오지 않았는데...

어느새 아침이 먼저 가로질서 도시를 밝혀줍니다. 



브뤼셀의 하루가 

예쁘게 그어놓은 선처럼 눈을 뜹니다.

이전 01화 시간이 머무는 곳 - 시칠리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