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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승일 Feb 16. 2017

관료제의 민낯 (1) 의미와 권력

(1) 정부관료제와 정부관료제의 권력

오늘부터 관료제 관련 글을 시리즈로 올릴 예정입니다.


제1장 정부관료제


1. 정부관료제란?

행정기관과 소속 직업관료들을 포괄하는 것을 말한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정책 집행은 물론 정책결정과제에서도 주요 주체가 되고 있다. 흔히들 현대국가를 관료국가라고 부르는 이유기도 하면서, 그만큼 정부관료제의 영향력이 막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림 1] 현대국가 = 관료국가


20세기 초 이래 정부관료제의 규모와 기능은 전쟁, 경제적 위기, 외부 고객집단의 요구, 복잡한 사회문제의 증대 등 다양한 원인들로 인해 지속적으로 팽창해 왔다. 그래서 Hummel이라는 행정학자는 행정기관은 서비스 조직이라기보다 막강한 힘을 가진 통제도구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림 2] 정부관료제의 규모/기능의 증대 원인들

  

정부관료제에 대한 인식과 평가는 학자들뿐만 아니라 많은 일반 시민들도 부정적이다. 그 이유는 의회가 아닌 정부관료들이 정책과정을 실제로 장악하는 현상 때문이다.


2. 정부관료제에 대한 논쟁


정부관료제의 정책과정상의 영향력 확대를 둘러싼 논쟁은 정부관료제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그리고 정부관료제가 민주적 틀 속에서 민주주의와 조화를 이루면서 작동할 수 있는지, 그리고 정부관료제의 현대적 기능과 역할을 위축시키지 않으면서도 관료적 책임을 확보할 수 있는지의 문제를 둘러싼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림 3] 정부관료제의 논점





제2장 정부관료제의 권력


1. 정부관료제의 영향력의 배경


1) 일반적 배경


정부관료제는 본래 구체적인 정책들을 집행하기 위해 존재한다. 정부관료제의 공식적인 권한은 의회와 대통령이 결정한 정책을 정치적 중립성과 전문성에 입각하여 집행하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정부관료제는 정책과정 전반에 걸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행정기관과 관료들은 여러 채널을 통해 정책결정과정에 관여한다. 정책결정의 공식적인 권한은 행정수반과 의회에 있지만, 이들의 정책문제 해결에 요구되는 시간과 전문성이 부족하여 정책대안의 탐색과 분석 등을 주로 정부관료제에 의존하므로, 관료들이 정책제안과 실제 주체로 움직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부관료제는 정책집행과정에서도 정책의 실제 내용에 대해 상당 부분 결정을 한다. 공식적인 정책결정은 통상 이해관계자와 가치를 토대로 정책의 대체적인 윤곽만을 정하는 형태를 취하기 때문이다.


2) 의회에 의한 정책결정의 위임


20세기 이래 정부의 역할이 크게 확장되면서 전문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의회는 복잡한 정책문제의 세부사항을 규정할 수 없어 일반적인 지침이나 선언적인 내용의 골격입법을 통과시키면서 구체적인 내용 결정을 행정기관에 위임하는 경우가 많다.


의회가 정책결정의 많은 부분을 정부관료제 위임하는 배경에는 전문성의 결여 외에도 특정 정책결정에 대한 정치적 비용과 불확실성을 회피하려는 의원들의 의도도 함께 깔려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3) 행정수반에 의한 정책결정의 위임


대통령 등 행정수반은 정책안을 의회에 제안하거나 의회의 의결을 요하지 않는 정책을 결정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고, 행정기관을 지휘하여 모든 정책의 집행을 감독하는 권한과 책임을 지고 있는 등 정책과정상 정부의 어느 기관보다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지만 역시 시간이나 전문지식의 부족과 같은 제약으로 말미암아 많은 권한을 정부관료제에 위임한다.


정책결정의 경우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사안들과 행정수반이 전문지식을 가지지 못한 사안들에 대한 검토와 결정은 실제로 정부관료제의 몫으로 돌아간다.


행정수반에 의해 행정기관에 배치된 정치적 임용자들 역시 정책결정이나 정책집행에 대해 명확한 지시나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시간적 여유나 전문성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2. 권력의 원천


1) 전문성


전문성은 정부관료제의 가장 중요한 권력 원천이며, 행정기관의 특성과 관료들의 숙련성에서 비롯된다. 행정기관은 대규모 관료제적 조직으로서 복잡한 문제를 관리 가능한 규모의 작은 업무들로 분해하여 처리한 다음 이를 다시 재조립하는 방식으로 해결하는 까닭에 문제해결의 전문성이 매우 높다.


행정기관은 그 자체가 전문성의 원천일 뿐만 아니라, 구성원인 관료들에게 특화된 전문성을 습득하게 된다. 관료들은 동일 기관에 오랜 기간 근무하면서 특정 문제들을 지속적으로 다루는 과정에서 경험을 통한 실무지식을 쌓게 되었다.


2) 정치적 지지


행정기관에 대한 정치적 지지는 주로 의회나 이익집단과 같은 외부 세력과 외부세력과 행정수반을 비롯한 행정부 내부 세력을 기반으로 구축될 수 있다. 행정기관과 외부세력간의 유대관계는 행정기관이 소관 정책영역을 관련 이익집단들, 의회의 해당 상임위원들과 공동으로 장악하는 ‘철의 삼각구도’ 내지 ‘하위정부’ 관계로 발전하기도 한다.


행정기관과 관련 이익집단 간에 긴밀한 유대관계가 조성될 수 있는 것은 상호 이해관계가 일치하기 때문이다. 행정기관이 이익집단을 정치적으로 대표하거나 이들에게 경제적 편익을 제공해 주는 대신, 이익집단은 행정기관을 위해 의회나 행정수반 혹은 타 행정기관들에 대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해당 기관소속 공무원들에게 추후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


3. 행정기관과 의회의 공생관계


행정기관은 의회, 특히 관련 상임위원회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려 한다. 의회의 지지가 있어야만 원하는 법률제정이나 예산승인 등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의회의지지 역시 행정기관으로부터의 보상을 전제로 확보될 수 있다.


[그림 4] 행정기관과 의회의 공생관계

행정기관은 관련 상임위원회 소속 의원 지역구에 경제적 이득을 가져다주는 공공시설을 설치하거나 지역구민들의 현안 문제들을 우선적으로 해결해 주는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의회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행정기관에 이러한 행위들은 의원들의 재선에 기여할 수 있으므로 양자 간에 공생관계가 성립될 수 있는 것이다.


4. 민주주의와 관료제 조직의 비교

 

<표 1> 민주의의 요구와 관료제 조직의 비교                    

관료제 조직의 권위 구조는 민주적 권위구조와 대칭된다. 관료제 조직 내의 의사결정 절차는 소수 관리엘리트들에 의해 하향적으로 내려지므로 기본적으로 민주주의 이념이나 자유주의와는 맞지 않는다. 


관료제 조직의 계층제는 평등의 원리에 반하고, 규칙과 정확성의 강조는 자유의 원리에 배치된다. 또한 관료제 조직에서는 계층제와 명령체계 그리고 하향적인 문제해결과 효율성을 추구함에 우선순위를 두는 데 반해, 민주주의는 조직구성원을 포함한 관련자들의 참여와 분권화를 중시한다.


"그렇다면 행정기관들은 민주적 가치실현을 위한 수단이므로 내적을 정치적 민주주의와 거리가 먼 행정관리 원리들에 의해 운영되어도 무방한 것인가?"


위 질문에 대한 답은 여러분께 남겨두고 글을 마치겠습니다.


그럼 다음 편에서는 

우리나라 관료제의 역사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부족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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