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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꾹 참고 비밀

아빠가 올 날을 기다리며

by 김보영


“아이고야. 용태야, 이리 와서 봐봐라.”


엄마가 정원에 차마 들어서지 못하고 말했다.


감나무에 올라 단감을 따고 막 내려온 용태는 엄마를 지나 정원으로 들어갔다. 손끝이 국화며 진달래, 화살나무, 단풍나무, 길마가지나무에 잠깐씩 머물렀다.


“누가…”


용태도 말문이 막힌 모양이었다. 나뭇가지들이 잘려있었으니 말이다.


며칠 전 막둥이는 송이와 코코를 데리고 돌아다니다가 창고 구석에서 큰 가위를 찾아냈다. 두 손으로 손잡이를 한 쪽씩 잡고 써는 가위였다. 막둥이는 가위 입을 몇 번 벌려보더니 마당에 갈라진 틈으로 올라온 풀들을 자르며 돌아다녔다. 엄마가 일부러 키운 작두콩 덩굴도 자르더니, 그대로 정원까지 들어갔다. 풀은 물론이고 정원에 심긴 나무들은 하나같이 반듯하거나 둥근 모양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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