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내가 쓴 글은 마치 사람같다.
나는 날마다 죽음을 본다. 찻길을 건너다 차에 치이는 고라니, 개똥지빠귀에게 잡아먹히는 메뚜기, 알을 낳고 죽는 매미, 둥지에서 떨어진 새끼 참새, 말라 죽어가는 나무들을 본다. 한동안은 그런 장면이 무엇을 뜻하는지 몰랐다.
하늘에서 날개들이 떨어지던 밤. 밤을 가르는 신비한 소리에 섞인 자잘한 소리를 들었다. 가늘고 칭얼대는 소리는 빠르면 하루, 길게는 몇 달에 걸쳐 점점 굵고 높아졌다. 하늘에서건 나무에서건 땅에서건, 어린 소리와 다독이는 소리가 함께 들렸다. 어미의 품에 안겨 자장가를 듣던 엉성한 것들이 어느 날에는 그들의 새끼를 안고 밤을 지켰다. 수없이 되풀이되면서도 한 번도 같지 않은 밤이었다. 나는 글로 써두었다.
-삶과 죽음은 함께 자란다. 죽어가는 것들이 살아갈 것을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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