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을 당장 뒤집는 글쓰기
눈 뜨면 여기저기 새 글 알림이 뜬다. 하루에 생산되고 소비되는 수많은 글이 있는데 굳이 내가 새 글 하나를 더 보탤 필요가 있을까 묻는다면, 나는 '당신의 글로 당신의 삶을 짓는다'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들의 새 글과 내 글은 존재 이유가 다르다.
나는 글로 이혼을 막았다. 글을 쓰면서, 이혼하지 않고 결혼을 지속하고 싶어하는 내 깊은 속내를 읽을 수 있었는데, 이것은 내 겉사람이 매일 이혼을 꿈꿔온 것과 상당히 모순적이었다. 글을 쓰지 않았더라면 나의 진짜 마음을 모르고 이혼했거나, 이혼하지 않았더라도 세상과 남편을 원망하며 '분노 가정'을 만들었을 것이다.
나는 세상의 모든 글쓰기 유형에 대해 이야기하기보다, 당장의 내 삶을 뒤집는 글쓰기에 대해 말하고 싶다. 오늘 나의 힘듦을 주체할 수 없는 이들의 글쓰기 말이다. 글만 쓰면 터져 나올 것 같은 눈물과 욕설이 가득한, 그런 삶의 소유자들의 글쓰기는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목적은 삶이다. 내 글의 목적도 삶이다. 삶을 변화시키지 못하는 힘없고 겉멋 든 글쓰기 말고, 내 안의 중요한 것들을 발견할 수 있게 해주는 힘 있는 글쓰기가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믿는다. 비록 그 글이 멋없고, 내 안의 괴물을 소환해 낸다 할지라도 나 한 사람 살릴 수만 있다면 글쓰기의 목적은 다했다고 믿는다.
다른 이들의 글은 당신에게 약간의 영향을 줄 뿐이다. 좋아요를 누르기까지 짧으면 1분, 길면 3분, 아주 길어도 5분이다. 반면 내 글은 짧아도 30분, 길면 1시간, 아주 길면 며칠이다. 그 시간만큼 삶을 길어 올리는 거친 작업이 진행된다. 겹겹이 나를 휘감고 있는 사회적 허울을 떼어내고, 가만히 들여다봐주고, 말 걸어주는 이 시간이 놀랍도록 나를 바꾼다.
내가 알고 있는 단어를 이리저리 조합하는 과정은 내 삶을 짓는 것과 아주 비슷하다. 그러니 나는 당신이 삶을 짓듯 글을 지었으면 좋겠다. 진정성 있게 나를 만나주고, 내 삶에 담긴 소중한 것을 발견하는 당신의 글은 분명 삶을 뒤집을 것이다.
글쓰기에는 분명 힘이 있다. 이제 그 힘을 꺼낼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