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궁금하다 나는 관종일까 아닐까
좋은 식당에 가서 비싼 거 먹으면 사진 찍어 SNS에 올리고 싶다, 맨날 이런데 다니는 것처럼
간만에 명품백이라도 하나 사면 무조건 사진부터 찍고 본다, 자랑질하고 싶어서
절대 나 같지 않은 백만 장 찍어 겨우 하나 건진 셀카를 너무 올리고 싶다
하지만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두려워 고민만 며칠 하다가 결국 올리지 않는다
엄청 고민하다 올린 사진이 영 반응이 없으면 완전 상처받는다
나는 저번에 하트를 눌러줬는데 내껀 안 눌러주는 지인들에겐 배신감 느낀다
그나마도 많지 않은 인간관계를 마음속으로 혼자 청산해 버린다.
인스타에 보이는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고 위로해 봐도
보다 보면 내 인생만 이렇게 재미없고 구질구질한것 같아 우울해진다
계란 사듯이 에르메스 가방을 사 모으는 여자도
얼굴은 풀메이크업하고 걷기도 힘든 미니스커트에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쇼핑 다니는 여자는 한심하다.
그런 사람들을 실컷 욕하면서도 몰래 찾아보는 나는 더 한심하다.
솔직히 그들이 부럽긴 하다
아무 사진이나 올려도 좋아요가 순식간에 몇천 개가 되고
일 년 내내 일도 안 하고 쇼핑하고 여행만 다녀도 넘치게 돈을 버는 그네들이 너무 부럽고 배가 아프다
나도 그들처럼 하고 싶지만 여의치 않다
적어도 usm 가구 하나쯤은 있어줘야 할 거 같고
식탁 위에 루이스폴센 전등도 하나 달아줘야 할 거 같고
요리라도 올리려면 아뜰리에 드빌라트나 에르메스 그릇정도에는 담아줘야 그나마 시작이라도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어쩜 그들은 그렇게 취향도 재력도 모두 비슷한지
혼자서 욕을 하면서 어느새 나도 그들의 취향을 따라 하고 잇다
특 A+++ 성격인 나는 사진 한 장 올리기도 쉽지 않고
남들처럼 자랑할만한 것도 딱히 없고
근데 관종 끼는 쫌 있어서 나도 그들처럼 하고 싶다
하루종일 유튜브만 쳐보면서도 구독 좋아요 한 번을 안 한다
블로그 글을 쓰면서도 이웃신청 또한 안 하다
내가 좋아한다는 걸, 내가 시청하고 있다는 걸 누가 아는 게 그냥 불편하다
근대 좋아요가 없는 내 글에는 상처받는다
나는 안 좋아해도 남들은 알아서 날 좋아해야 한다
남들이 알아서 숨어잇는 나를 찾아내
나를 좋아해 주고 좋다는 댓글을 수없이 남겨주었으면 좋겠다
이런 내가 나도 참 안타깝다
나는 관종일까 아닐까....
아니 나는 정상일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