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내신 관리 방법

사춘기님의 스스로 학습법

by 이보람

중학생 내신 관리 방법


이미 언급한 학습 방법에 아이가 원만하게 적응했을 정도로 가정학습을 진행하다 보면, 어느덧 아이에게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서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힘’이란 자발적으로 책상에 가서 공부하겠다고 앉는 마음의 힘과, 누군가의 관리나 감독이 없어도 스스로 공부를 지속할 수 있는 집중의 힘을 말한다. 굳이 시험 2주 전이 아니어도, 고액 과외나 학원의 도움이 없어도 평소에 자발적으로 책상 앞으로 가서 스스로 공부하는 나의 자녀. 모든 부모가 바라는 이상적인 학생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초등학교 시기에 자기주도학습으로 가기 위한 엄마표 가정학습을 시작했다면 중학교 1~2학년 시기에는 그보다 한 차원 디테일한 공부의 단계로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엄마의 길안내가 필요하다. 그리고 아이 학습 상황의 발전 정도에 따라 엄마가 개입하는 비중을 서서히 줄여 나가다 보면, 비로소 아이만의 진정한 자기주도학습이 완성될 수 있다. 어느 날 뚝딱 완성되는 자기주도학습은 절대 없다. 세심한 관심과 적절한 보상, 그리고 동기 부여 등의 정서적인 면들과 실제 학습 상황에서의 엄마와 아이의 적절한 역할 분담 등의 부가적인 것들이 함께 어우러져야 우리가 원하는 자기주도학습의 이상향에 다가갈 수 있다.


아이는 엄마라는 육아 담당자이자 학습의 동반자를 믿고 동행하면서 학습의 환경에 적응하고, 상황과 목표에 맞는 적절한 학습법을 활용해 효과적으로 학습하는 방법을 익혀 나간다. 신체와 정서의 성장에 따라 여러 가지 다양한 상황의 시행착오를 겪다 보면 어느새 독립적인 인격체로 성장하고 있음을 아이와 엄마 모두가 느낄 수 있다. 이는 돌고래의 에코로케이션 능력과 매우 흡사하다. 돌고래는 갓 태어났을 때부터 초음파를 낼 수 있지만, 수중 환경이나 장애물에 따라 여러 시행착오를 겪고, 이를 통해 초음파를 어떻게 사용하고, 또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에 대한 능력을 발전시킨다고 한다. 특히 돌고래 새끼는 어미 돌고래를 따라다니면서 환경에 적응하고, 먹이를 찾는 방법을 체득하며 자신만의 에코로케이션 능력을 키운다고 한다. 인간의 학습 또한 어느 날 갑자기 완성형의 모습을 갖추는 것이 아니라, 보호자의 길안내를 믿고 따르면서 잘못된 것은 함께 수정 보완하고, 좋은 점은 더욱 발전시켜 나가다 보면 원하는 목표와 길을 찾고, 그 길로 올바르게 나아갈 수 있게 된다. 인간은 누구나 선천적으로 가지고 태어난 학습 능력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사용하지 않고 학원이나 과외 등을 통해 ‘학습되도록’ 하는 피동적인 존재로 성장하게 하는 것은 어린이의 학력(學力), 즉 배우고 익히는 능력과 배울 수 있는 잠재력을 무시하는 행위나 다름없다. 요즘 ‘인권’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어린이의 ‘학습권’을 존중하는 것은 인권 존중만큼이나 중요하다.


우리 집의 가정학습은 아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을 기본적인 목표로 하고 있다. 나는 그것을 학력(學力), 즉 ‘배우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학력(學力)을 스스로 키워 나가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학습의 완성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언제, 어떤 내용을 공부하게 되더라도 누군가의 피동적인 가르침이 아니라 스스로의 목표를 찾아 스스로의 방법으로 터득해 나가는 공부, 이렇게 축적된 공부 기억들은 어떤 킬링 문항을 만나더라도 본인의 방법으로 해쳐나갈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줄 수 있다.


교육방송을 함께 시청하거나, 때로는 엄마가 먼저 시청한 후 아이에게 가르쳐주고, 학습이 종료되면 다양한 방법을 통해 아이가 습득한 정도를 확인하는 시스템의 우리 집 가정학습은 아이의 학년이 올라갈 때마다 조금씩 변화되고 있다. 운전면허가 없는 사람이 운전 학원에 등록하고, 시험을 봐서 면허를 취득하면 보통은 바로 운전대를 잡기에 앞서 선생님이나 가족의 도움을 받아 운전 연수를 하곤 한다. 함께 운전을 하며 도로 교통을 익히고, 내비게이션 보고 길 찾는 방법도 익히고, 운전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실전 경험이 생기면 비로소 자신감 넘치게 혼자 운전할 수 있게 된다. 아이의 학습 과정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특히 이제는 아이가 중학교 2학년 2학기, 슬슬 엄마의 직접적인 길안내를 벗어나 스스로 내비게이션을 보고 길찾기 연습을 해야 할 때가 오고 있음을 느낀다. 그 과정에서 나는 학습의 방법적인 측면은 물론이거니와, 스스로 공부를 지속할 수 있는 주체적인 역량과 자신만의 학습 동기가 제대로 마련될 수 있게 간접적으로 돕고 있다.


지난 중학교 1학년 총 4번의 시험과 과목당 2~3차례에 걸친 수행평가를 치르며 체득한 우리만의 내신 관리 방법을 토대로 현재 우리 아이는 중학교 2학년의 어렵고 양도 많은 학업을 원만하게 소화해 내고 있다.


모든 과목은 교과서를 메인으로 공부하되 공부에 들어가기에 앞서 해당 단원의 학습 목표를 우선적으로 확인하고 시작한다. 그래야 다른 길로 새지 않고, 해당 단원에서 습득해야 하는 내용을 중점적으로 학습할 수 있으며, 시험 문제가 어떤 방향으로 출제될지 예측할 수 있다. 특히 국어와 사회(역사), 영어 과목의 경우 학습 목표의 확인이 굉장히 중요하다. 모든 교과서에 나와 있는 학습 목표는 교과서의 구조적인 틀을 채우려고 만든 것이 아니라, 교과서 제작진들이 해당 단원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려고 하는 것을 함축적으로 적어 놓은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확인하고 넘어가야 한다. 그리고 교과서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학교에서 나누어 주는 유인물을 참고하는 것이다. 교과서와 유인물을 메인으로 공부하고, 각 과목과 단원의 내용에 알맞은 학습법을 적용해서 공부한 내용을 확인하는 작업을 수차례 마치면 시험 당일의 불안한 마음을 줄일 수 있고, 심지어 시험 문제를 풀면서 내가 쓴 답이 정답이라는 확신도 가질 수 있게 된다.


아이 친구 중에 A라는 남학생이 있다. A는 문과 과목에서는 뛰어난 암기력을 자랑하지만 유독 수학 과목이 평균 점수를 깎아 내린다고 한다. 그래서 항상 시험이 끝나면 공부 잘 하는 친구들에게 공부 비결을 묻고 그대로 모방한다고 하는데, 그러다 보니 중간고사 이후 다녔던 수학 학원, 기말고사 이후 다녔던 수학학원이 서로 다르다. B친구 따라 이 학원 다니고, 성적이 마음에 들지 않으니 C친구 따라 저 학원 다니고, 또 성적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D친구의 학원으로 옮긴다. 다른 것은 몰라도, 한 가지 확실한 것은 A는 아직 본인의 공부 방법을 찾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아이는 내심 그 친구가 본인에게도 어느 학원에 다니는지 물어봐주기를 기다렸던 모양이다. 항상 A의 동향에 대해 내게 알려주고, 자꾸 학원만 옮겨 다니는 것이 안타깝다는 뉘앙스로 말을 했었다.

이번 중간고사가 끝난 직후, 아이가 드디어 A에게 기다리던 질문을 받았다.


“엄마, A가 저한테 수학 공부 어떻게 하냐고 물어봤어요.”

“아, 진짜? 그래서 뭐라고 대답했니?”

“엄마랑 공부한다고 했어요. 그럤더니 A가 놀라더라구요.”

“엄마랑 어떻게 공부하는지 알려줬어?”

“아......맞네......그걸 안 알려줬네......”


물어본 질문 외에 더 이상의 대답은 안 해주는, 귀엽지만 살짝 답답한 아들이다. ‘궁금하면 또 물어보겠지.’라고 생각하며 나도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 며칠이 지나 아들이 다시 그 친구 이야기를 꺼냈다.


“엄마, A가 엄마랑 수학 공부를 어떻게 하냐고 묻길래 교육방송 같이 본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강의 추천해달라는데 알려줘도 돼요?”

“그럼, 당연하지. EBS 강의 중에서 뉴런수학 강의 알려줘. 개념편만 봐도 된다고 얘기해줘.”


아들은 친구에게 우리가 시청하는 강의와 교재까지 모두 알려줬다고 한다. 그리고 2025년의 추석 황금연휴를 편안하게 즐기고 있는데 그 친구로부터 문자가 왔다.


「○○아, 나 교육방송으로 1학기 수학 처음부터 보고 있어.」


헉. 남자 아이들 특성 상 사적인 이야기를 깊게 하지 않기 때문에 A가 교육방송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자세히는 듣지 못했지만, 2학년 2학기 중간고사를 마친 지금 이 시점에 1학기 수학 처음부터 방송을 보고 있다고 하니 뭔가 학습 방법을 깨우친 것이 아닐까 싶었다. 드라마 ‘부잣집 막내아들’을 정주행하던 우리 아이가 A의 교육방송 정주행 소식을 듣고는 갑자기 조바심이 들었는지 최장 10일이나 되는 황금연휴에 스스로 문제집을 펴고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엄마가 공부하라는 말 한 마디 안 꺼냈는데, 친구의 공부 소식이 신선한 자극이 된 모양이다.


스스로 공부하는 나의 자녀를 위한 다음 스텝은 그 공부가 연속적인 활동이 될 수 있도록 해주는 것, 그리고 엄마 개입의 비중을 서서히 줄여 아이가 주도하는 진정한 ‘자기주도학습’이 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우리 집 가정학습이 엄마 주도에서 아이 주도로 바뀌고 있는 과정을 몇 가지 소개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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