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차투리안 <가면무도회> 中 왈츠
Khachaturian - Waltz from Masquerade
하차투리안 - <가면무도회> 中 왈츠
하차투리안은 쇼스타코비치와 프로코피예프와 함께 20세기를 대표하는 러시아 작곡가입니다. 아르마니아계의 러시아 작곡가인 하차투리안은 어린 시절부터 음악에 관심이 많았지만, 집안 형편이 여의치 않아 제대로 된 음악교육을 받지 못했습니다. 동아리에서 혼자 테너 호른을 독학할 정도로 음악적 재능이 넘쳐났던 하차투리안. 그의 음악적 재능을 안타까워하던 그의 형은 하차투리안에게 음악원의 입학을 권하게 되었습니다.
첼로 연주로 음악원을 입학하게 된 하차투리안은 본격적으로 음악과 작곡법에 대해서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작곡에 흥미를 갖기 시작한 하차투리안은 작곡가로 진로를 변경하였고, 1929년 모스크바 차이코프스키 음악원으로 옮겨가 작곡법을 중점적으로 배우기 시작하였죠. 음악원을 졸업 후, 그는 발레, 교향곡, 협주곡 등 다양한 작품을 남겼습니다. 특히 1942년에 완성된 발레곡 <가야네>를 작곡하여 대성공을 이루기도 하였죠.
1939년, 푸시킨과 도스토옙스키 등 19세기 러시아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 ‘레르몬토프’의 희곡 <가면무도회>가 연극무대 위로 올려졌습니다. 러시아 귀족 사회의 부패를 묘사한 이 작품은 아내 ‘니나’의 부정을 의심해 질투에 사로잡힌 남자 주인공 ‘아르베닌’ 이 아내에 대한 복수를 위해 독을 준비한다는 비극적인 내용을 갖고 있었죠. 하차투리안은 이 연극을 위한 부수음악을 작곡했습니다. 부수음악은 연극에 사용되는 음악으로서, 대사에 직접 음악을 붙여지는 곡, 막과 막 사이에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만간음악 그리고 연극 장면 동안 배경음으로 사용되는 음악을 말합니다. 연극을 마치고 하차투리안은 이 부수음악을 5개의 관현악 모음곡과 피아노 모음곡으로 편곡하여 출판했습니다.
하차투리안은 <가면무도회>의 왈츠를 작곡하면서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연극의 여주인공 ‘니나’가 ‘이 새로운 왈츠는 얼마나 아름다운가. (중략) 기쁨과 슬픔 사이에 있는 그 무엇이 나의 마음을 사로잡네.’라고 말하는 대사에 그는 고민을 하게 되었죠. 어떻게 하면 니나가 말하는 ‘새롭고 아름다운 왈츠’를 표현할 수 있을지에 대해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결국 전반 제1 주제의 작곡을 마친 하차투리안은 펜을 놓아버렸고, 해결할 수 없는 창작의 고통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그에게 스승 ‘니콜라이 미아스콥스키’는 ‘레르몬토프’가 살았던 시대의 왈츠에 대한 자료를 찾아 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하차투리안은 큰 영감을 받지 못했죠. 음악에 대한 고민을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음악에 몰두한 덕분일까요. 하차투리안은 결국 제2 주제의 선율을 작곡하였고, 아름다운 곡을 탄생시켰습니다.
<가면무도회>의 모음곡은 1번 왈츠, 2번 녹턴, 3번 마주르카, 4번 로망스, 5번 갤롭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녹턴은 1948년 오케스트라와 바이올린을 위한 곡으로 편곡되어 다시 연극에서 부수음악으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가면무도회> 모음곡 중 무도회의 광경을 묘사한 왈츠는 쇼스타코비치의 다양한 오케스트라를 위한 모음곡 중 왈츠 2번과 더불어 가장 인기 많은 러시아의 왈츠로 알려집니다. 오늘은 소복이 쌓인 눈길을 바라보며, 쌀쌀한 겨울바람을 따라 기분 좋은 춤을 춰보시기 바랍니다.
https://youtu.be/d7TU9TPF-D0?t=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