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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ahms Dec 21. 2021

종달새

Glinka - The Lark

Glinka - The Lark
글린카 - 종달새


 차이코프스키, 라흐마니노프, 쇼스타코비치, 프로코피예프, 하차투리안 등 러시아 작곡가들의 음악에서는 서양음악과 달리 러시아적인 면모가 음악 속에 드러납니다. 언제부터 그들은 독자적인 색을 갖기 시작했을까요? 아마 러시아 음악의 아버지 ‘글린카’가 우리에게 해답을 알려 줄 겁니다. 
 
 음악의 역사가 깊은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등 서부 유럽과 달리, 러시아의 음악 역사는 굉장히 짧습니다. 19세기 초반까지 러시아에는 민속 선율만 전해져 내려올 뿐, 대표적인 ‘음악가’라 불릴 사람이 없었습니다. 귀족들은 이탈리아의 음악을 들으며 여흥을 즐겼을 뿐이죠. 러시아의 음악학교도 차이코프스키의 스승인 ‘안톤 루빈스타인’에 의해 1850년 처음 생겨났습니다. 
 
 러시아 음악의 아버지라 불리는 ‘글린카’는 1804년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교육받았고, 20대에 떠난 유럽 여행을 통해 이탈리아의 성악 음악과 독일의 음악 어법을 배우게 되었죠. 러시아로 돌아온 30세의 청년 글린카는 ‘푸시킨’ 같은 러시아 문학가들과 친분을 맺으며 러시아 고유의 이야기로 오페라를 작곡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미하일 글린카 (Mikhail Glinka, 1804. 6. 1. - 1857. 2. 15.) / 출처. wikipedia


  그는 러시아의 국민 영웅 ‘이반 수사닌(
Ivan Susanin)’의 이야기로 오페라 <이반 수사닌>을 작곡하고 큰 호응을 얻게 되었습니다. 오페라 속에는 러시아 소유의 이야기와 정취 그리고 러시아 민요가 흘러나왔기 때문이죠. 러시아 최초의 국민 오페라라 호평받은 이 작품을 시작으로 19세기 러시아에서는 독자적인 음악어법을 발견하고 창조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글린카는 러시아 내에서 작곡가로 크게 인정을 받기 시작하였고, 후배 작곡가들은 그를 뒤따라 음악 속에 러시아만의 독자적인 정체성을 불어넣기 시작하였죠. 


 글린카의 뒤를 이어, 19세기 중반 러시아에서는 독일 중심으로 발전된 서양의 음악이 아닌, 러시아만의 음악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작곡가 ‘발라키레프’를 중심으로 모인 5명의 청년들(발라키레프와 큐이무소로그스키림스키-코르사코프 그리고 보로딘)은 ‘러시아 5인조’라 불리며 전문적인 음악 교육 없이, 더욱 러시아다운 음악들 만들어야 한다며 소리를 높여 러시아 고유의 음악을 주장하기 시작했죠. 


발라키레프(Milii Alekseevich Balakirev, 1836 - 1910)와 러시아 5인조 / 출처. wikipedia


 5인조를 이끄는 ‘발라키레프’는 19살에 글린카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글린카는 그의 음악활동을 격려하고 지지를 해주며, 작곡을 권유하기도 하였죠. 발라키레프는 글린카를 마음 깊이 존경했습니다. 그리고 후에, 글린카의 여러 곡들을 편곡하기도 하였죠. 


 글린카는 12곡으로 구성된 연가곡집을 남겼습니다. 그중 10번째 곡인 ‘종달새’는 사랑과 자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죠. 이 곡은 발라키레프의 손을 거쳐 처연하고 아름다운 피아노 곡으로 재탄생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원곡보다 피아노 곡으로 더 즐겨 연주되고 있죠. 


 멀리서부터 속삭이는 종달새의 노랫소리에 집중해보세요. 러시아의 쓸쓸한 바람이 점점 매섭게 몰아치기도 하지만 결국 아름다움만이 남게 될 거예요. 마치 우리들의 겨울처럼요.  


https://youtu.be/vaAkw1QNo18

피아니스트 예프게니 키신

https://youtu.be/ayQ8Fc8-VOQ

피아니스트 미하일 플레트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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