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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ahms Dec 22. 2021

무대 위 홀로 남은 샤콘느

바흐 - 파르티타 2번 中 '샤콘느'

Bach - Partita No. 2 in D Minor, 'Chaconne' , BWV 1004
바흐 - 파르티타 2번 中 '샤콘느'

 조성 음악의 문을 열어준, 음악의 아버지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 바흐는 당시 많은 이들에게 콧대를 높이며 존경만을 받았을 것 같지만, 사실 우리의 아버지는 봉급을 받고 일했던 노동자 중 한 명이었습니다. 
  
 바이마르 궁정 교회에서 악장으로 일했던 바흐는 정기적으로 ‘칸타타’를 작곡해야 했습니다. 규모가 큰 성악 음악 양식인 칸타타를 작곡하는 것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지만, 바흐는 교회 칸타타뿐 아니라, 궁정의 행사를 위한 세속적인 칸타타까지 작곡해야 하는 의무가 있었죠. 바흐는 노동의 대가와 업무의 대우가 별로 좋지 않았던 바이마르 궁정을 떠나, 1717년 새로운 직장인 ‘쾨텐’으로 옮겨 갔습니다. 
  
 쾨텐은 꿈의 직장이었습니다. 연봉도, 복지도, 쾨텐을 통치하던 ‘레오폴트’ 공까지 무엇 하나 빠짐없이 완벽한 직장이었죠. 매주, 매시기 마다 예배를 위한 칸타타와 종교음악을 작곡해야 했던 다른 곳과 달리, 쾨텐에서는 오로지 음악만을 위한 작곡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일정에 쫓기는 일 없이 자유롭게 음악 창작에 몰입할 수 있었죠. 이런 환경은 음악을 너무나도 사랑했던 레오폴트 공의 영향 때문이었습니다. 쾨텐에 머물던 바흐는 주변 친구에게 편지로 이런 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평생 쾨텐에서 일했으면 좋겠다!”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 (Johann Sebastian Bach / 1685. 03. 21 - 1750. 07. 28) / wikipedia

 
 이 시기에 바흐는 <무반주 첼로 모음곡>,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인벤션과 신포니아>, <프랑스 조곡> 등 기악음악의 걸작들을 탄생시켰습니다. <무반주 바이올린을 위한 소타나와 파르티타>도 이 시기에 작곡되었죠. 
 
 <무반주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와 파르티타>는 반주 악기 없이 바이올린 혼자서 연주하는 작품입니다. 바흐는 바이올린이라는 단성 악기를 이용해 여러 성부로 노래하는 음악을 표현했습니다. 그래서 이 작품들은 두터운 짜임새를 통해 풍부하고 세밀한 감정을 전달해주죠. 19세기 작곡가 '브람스'는 이 작품들에 대해 '클라라 슈만'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만약 제가 이 곡을 작곡하게 된다면, 아니 그 영감을 받기만 해도, 확신하건대 그로 인한 과도한 흥분과 전율 때문에 전 미쳐 버릴 것입니다.”
  
  <무반주 첼로 모음곡>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 또한 뒤늦게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이 곡의 자필 악보 일부가 한 버터 상점의 포장지로 발견되기도 했죠. 19세기 독일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페르디난트 다비트’는 이 곡의 운지법과 보잉을 그려 넣었고, 20세기 초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 ‘요제프 요아힘’은 이 곡을 6개로 묶어 출판하였죠.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작품은 이렇게 빛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레오폴트 공(Leopold von Anhalt Köthen / 1694 - 1728)(좌)과 쾨텐에서 머물던 바흐의 집(우)/ wikipedia



  <무반주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와 파르티타>는 각각 3곡씩, 총 6곡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중, 파르티타 2번 ‘샤콘느’는 가장 사랑받은 작품입니다. 변주곡의 한 종류인 샤콘느는 같은 선율로 반복되는 베이스 선율 위로, 위 성부의 선율들이 조금씩 다르게 변주되는 음악을 말합니다. 


 파르티타 2번의 ‘샤콘느’는 단독으로 따로 연주가 될 만큼 큰 스케일과 섬세한 짜임새, 고도의 테크닉이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19세기 낭만시대의 작곡가들도 이 작품을 굉장히 좋아했습니다. 낭만시대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부조니’는 이 곡을 다성음악의 악기인 피아노로 편곡하여 화성적으로 웅장함을 표현했습니다. 또한 브람스는 바이올린의 연주를 그대로 그려내듯, 이 작품을 왼손으로만 연주하는 피아노 곡으로 편곡했습니다. 


  고요한 무대 위, 흘러가는 시간 속에 홀로 남은 바이올린의 강렬하고 깊은 숨결을 함께 느껴 보시 길 바랍니다. 


 

  *브람스의 바흐 샤콘느 편곡은 무리한 피아노 연습으로 오른손에 마비 증세가 오는 클라라 슈만을 위해, 왼손으로 연주하는 피아노 연주곡을 편곡했다고 전해집니다.  


*바흐 -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2번 '샤콘느'

https://youtu.be/qtyTaE7LvVs?t=828

바이올리니스트 이작 펄만 / 13:50부터-

https://youtu.be/vhOaS_Cy8_8

바이올리니스트 야사 하이페츠

https://youtu.be/StHJv84o5oI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강

https://youtu.be/PeV1cUNyPGc?t=821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 13:41부터-

*부조니 피아노 편곡
https://youtu.be/S-FtpvhWVDA

피아니스트 임동혁

https://youtu.be/sw9DlMNnpPM

피아니스트 엘렌 그리모

*브람스 - 왼손을 위한 피아노 편곡

https://youtu.be/Ljb5MvKv0Hw

피아니스트 다닐 트리포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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