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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ahms Dec 23. 2021

할렐루야!

헨델 <메시아> - 할렐루야

Handel <Messiah> - Hallelujah
헨델 <메시아> - 할렐루야

 
 20
살의 헨델은 첫 오페라를 작곡했습니다. 오페라 <알미라>는 큰 성공을 거두었고, 헨델에게 돈을 가져다주었죠. 헨델은 곧바로 짐을 꾸려 이탈리아로 떠났습니다. ‘스카를라티’와 ‘코렐리’ 등 당시 이탈리아를 주름잡던 작곡가들에게 오페라와 종교음악, 기악음악 등 새로운 음악 어법을 배우게 되었죠. 
 
 1710년, 3년간의 이탈리아의 생활을 마치고 헨델은 독일로 돌아왔습니다. 하노버의 궁정악장으로 취임하게 되었지만, 헨델은 또다시 다른 나라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선제후에게 양해를 구하고 영국으로 여행을 떠났죠. 런던에 도착한 헨델은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그곳에서는 이탈리아 어법의 오페라가 유행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이미 이탈리아 오페라에 능통했던 헨델은 그곳에서 이탈리아 어법으로 작곡된 오페라 <리날도>를 선보였습니다. 우리에게 ‘울게 하소서’라는 아리아로 잘 알려진 <리날도>는 런던에서 큰 성공을 이루었습니다. 헨델의 인기는 런던 전역으로 퍼져 나가기 시작했고 더불어 큰 부까지 쥘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빛나는 성공의 기쁨도 잠시, 헨델은 다시 하노버로 돌아왔습니다. 궁정 악장이라는 이름으로 몸이 묶여 있던 헨델은 좁은 궁정을 벗어나 더 큰 세계로 나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습니다. 결국, 헨델은 또다시 선제후에게 양해를 구하고, 빠른 시일 내로 돌아오겠다는 말과 함께 런던으로 떠나게 되었죠. 물론, 그 약속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헨델은 그 이후로 죽을 때까지 런던에서 머물렀기 때문이죠. 


영화 <파리넬리>에서 파리넬리가 헨델의 오페라 <리날도>의 '울게 하소서'를 부르는 장면.


 헨델은 영국 왕립 음악아카데미를 인수하며 오페라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독일의 오페라 가수들을 섭외하고, 무대 위에 올릴 오페라들을 작곡하는 등 오페라단을 이끌어나갔죠. 하지만 1720년 후반이 되자 런던에서는 이탈리아의 오페라 열풍이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헨델은 어떻게든 오페라를 다시 부흥시키려 했지만, 결국 오페라 사업을 접게 되었죠. 


 반면, 작곡가 ‘존 크리스토프 페프시’는 영국의 민요를 취합해 영어로 된 영국 오페라 <거지 오페라>를 작곡했습니다. 알아듣지 못하는 이탈리아어의 오페라보다 영어로 된 오페라에 많은 사람들은 이 작품에 집중하기 시작했죠. 이 곡이 주목을 받기 시작한 이후로, 이탈리아 오페라는 더 이상 주목받을 수 없었습니다. 사람들에게 관심이 줄어들고, 자신의 오페라가 실패를 하게 되자 헨델은 충격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좌절감에 건강이 악화되어 뇌졸중에 걸리기도 했죠. 

 하지만 헨델은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고 유행을 바로 알아차렸습니다. 그리고 영어로 된 ‘오라토리오’를 작곡하기 시작했습니다. 영어로 된 가사는 중산층을 넘어 서민들까지 음악을 즐길 수가 있었죠. 또한 무대나 의상, 연기가 없이 오로지 노래만 부르든 오라토리오는 오페라보다 제작비가 적게 들어 사업적인 면에서는 더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었습니다.
 
오라토리오는 독창, 합창, 오케스트라로 구성된 대규모의 종교음악을 말합니다. 오페라처럼 화려한 무대와 의상과 연출로 가득한 극음악이 아닌, 음악회 형식으로 이루어진 음악이죠. 종교적인 내용을 갖고 있는 오라토리오는 내레이터가 줄거리를 낭송해줍니다. 헨델의 오라토리오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은 <메시아>입니다. 이 작품은 예수의 탄생을 예언을 시작으로 영원할 부활까지의 내용으로, 성경에서 가져온 구절을 사용하고 있죠.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 (Georg, Friedrich Händel / 1685. 02. 23 - 1759. 04. 14) / wikipedia

 
 헨델은 연주시간이 2시간이 넘는 <메시아>를 24일 만에 완성했습니다. 연주회에 맞춰 음악을 선보이기 위해, 60세가 넘은 헨델은 먹지도 않고, 자지도 않으며 작곡에 몰입하였죠. 더블린에서 열린 이 곡의 초연은 큰 성공을 이루었습니다. 언론은 ‘최고의 평론가들에 따르면, 이곳 혹은 다른 왕국에서 지금까지 연주된 같은 형식의 모든 작품을 훨씬 뛰어넘는다.’라는 찬사를 남겼습니다. 또한 이 곡을 듣고 감명을 받은 하이든은 오라토리오 <천지창조>와 <사계>를 작곡하기도 했죠. 베토벤은 이 작품에 대해 이런 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나는 헨델의 메시아를 들은 순간 그 음악적 위대함에 무릎을 꿇었다. 헨델은 지금까지 살았던 작곡가 중 가장 위대하다.’

 헨델의 메시아 중 ‘할렐루야’가 연주가 될 때, 사람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노래를 부릅니다. 이 암묵적인 의식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죠. 영국의 왕이었던 ‘조지 2세’는 헨델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헨델의 <메시아>를 듣게 된 조지 2세는 큰 감동을 받게 되었죠. 특히 ‘할렐루야’의 전주가 연주될 때 벅차고 기쁜 마음에 앉은자리에서 일어났다고 전해집니다. 이에 사람들은 왕을 따라 다 같이 일어서게 되었고, 이 관습은 지금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메시아> 중 2부 마지막에 등장하는 합창 ‘할렐루야’는 이 곡 중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곡입니다. 성부 간의 섬세하고 긴밀한 음악적 표현과 웅장하고 화려한 표현은 가슴 벅찬 감동을 선사해주기도 하죠. 이 음악에 헨델 스스로도 크게 감격해 많은 눈물을 흘렸다고 전해지기도 합니다. 

 가사와 종교적인 성격을 떠나, 연말이 되면 헨델의 할렐루야가 떠오릅니다. 점점 높게, 점점 화려하게 절정을 향해가는 음악에 올 해의 마지막을 다다르는 우리의 뜨거운 삶이 생각나서일까요. 할렐루야와 함께 오늘도 가슴 벅찬 하루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u6_nJ11BgTE

콜린 데이비스 지휘,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헨델 - 오라토리오 <메시아> 전곡
https://youtu.be/2-QV_I-xs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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