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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ahms Apr 07. 2021

슈베르트 - <마왕>

Schubert - Erlkönig

 Schubert - Erlkönig
슈베르트 마왕


 '프란츠 슈베르트'는 모차르트처럼 머릿속에서 음악을 완성 후, 악보로 옮겨 적으며 빠르게 곡을 작곡했던 작곡가였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음악재능에 그를 가르치던 선생님들은 ‘더 이상 그에게 가르칠 것이 없다.’라는 이야기를 남기곤 하였죠. 슈베르트는 31년이라는 짧은 생애를 살았지만, 1100여 곡의 수많은 음악을 작곡했습니다. 그중, 600여 곡의 가곡을 남겨 ‘가곡의 왕’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죠. 하지만 그의 작품들이 빛을 받기 전, 슈베르트는 생을 마감하게 되었습니다.  

 슈베르트의 집안은 넉넉하지 못했지만, 음악을 좋아하는 아버지 덕분에 형제들과 함께 음악을 배우며 자랐습니다. 형제들 중 특히 음악적 재능이 뛰어난 슈베르트는 빈 궁정 예배당의 합창단원으로 활동하기도 하였죠. 또한 당시 유명 작곡가이자 모차르트의 라이벌로 알려진 살리에리에게 재능을 인정받고, 그에게 오랜 시간 작곡을 배우기도 했습니다. 그를 가르쳤던 음악교사들은 그에게 ‘가르칠 게 없다.’ 혹은 ‘이미 그는 다 알고 있다.’라고 이야기를 하며, 그의 음악적 재능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프란츠 슈베르트(Franz  Schubert 1797. 1. 31. - 1828. 11. 19.) / 출처. wikipedia

 
 슈베르트는 수줍음이 많고 말수가 적었습니다. 엄청나게 내성적이었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죠. 하지만 그에겐 깊은 우정의 소중한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슈베르트와 신학교를 함께 다녔던 ‘요제프 슈파운’은 그의 어려운 경제 상황을 굉장히 안타깝게 여기며, 슈베르트가 작곡에 전념할 수 있도록 오선지를 사주었습니다. 또한 슈파운은 주변 친구들에게 슈베르트를 소개해주었죠. 시인 ‘프란츠 폰 쇼버’와 당시 유명한 성악가였던 ‘요한 미하엘 포글’ 등 슈베르트의 친구들은 그의 재능이 세상에 알려지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까워하며 그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었습니다. 또한 그들은 슈베르트의 밤이라는 뜻을 지닌, ‘슈베르티아데’라는 슈베르트의 음악을 즐기는 모임을 만들어 슈베르트를 알리기 시작하였죠. 이 곳에서 슈베르트는 자신의 새로운 곡들을 발표하며 사람들에게 자신의 음악을 들려주었습니다.

슈베르티아데를 묘사한 모리츠 폰 슈비트의 작품 / 출처. wikipedia


 17세의 슈베르트는 '괴테'의 시 <마왕> 을 읽고 바로 머릿속에서 가곡을 써 내려갔습니다. 책을 들고 방 안을 왔다 갔다 하던 슈베르트는 갑자기 펜을 들어 곡을 빠르게 적어 내려가기 시작하였죠. 이 모습을 지켜보던 슈파운은 "눈 깜짝할 사이에 곡이 완성되었다."라는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피아노가 없었던 슈베르트는 곧바로 학교로 달려가 <마왕>을 연주하며 불러보았고,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고 전해집니다. 


 슈베르트는 자신이 작곡한 <마왕>의 출판을 위해 여러 출판사들을 찾아다녔습니다. 하지만 모두 그의 음악을 거절하였죠. 슈베르트의 <마왕>의 악보를 받게 된 출판사 ‘브라이트코프 운트 헤르텔’은 출판을 거절하며 슈베르트에게 다시 악보를 돌려보냈습니다. 하지만 악보를 보낸 ‘프란츠 슈베르트’가 아닌 드레스덴에 살던 ‘프란츠 안톤 슈베르트’에게 보내게 되었죠. 당시 유명한 작곡가였던 드레스덴의 슈베르트는 악보에 적힌 ‘슈베르트’가 자신의 이름을 사칭하고 다닌다고 오해를 했습니다. 이에 출판사는 두 슈베르트를 만나 오해를 풀게 해 주었던 웃지 못할 사건이 있었습니다.  


 슈베르트의 친구들은 <마왕>의 출판을 위해 여러 도움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후원금을 모으기도 하였고, 시의 원작자였던 ‘괴테’에게 슈베르트의 가곡 악보를 보내기도 하였죠. 괴테에게는 답장이 없었지만, 결국 <마왕>을 비롯한 슈베르트의 곡들은 출판이 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당대 유명한 바리톤이었던 ‘요한 미하엘 포글’은 슈베르트의 음악을 자주 부름으로써 그의 재능과 이름을 떨칠 수 있게 도와주었습니다. 슈베르트의 <마왕>도 포글의 초연 덕분에 널리 알려지기 시작되었죠.  


슈베르트의 든든한 친구들이었던 요제프 폰 슈파운(좌)과 요한 미하엘 포글(우) / 출처. wikipedia


 슈베르트의 가곡 <마왕>은 ‘무서운 가곡’이라는 별명이 있습니다. 아픈 아이는 죽음으로 유인하는 마왕의 음성에 두려움을 느끼고, 아버지는 아이를 달래며 말을 타고 의사에게로 달려갑니다. 하지만 도착 후, 아이는 숨을 쉬지 않았죠. 이 가곡은 총 4명이 등장합니다. 내레이션과 아이, 아이의 아버지 그리고 마왕. 테너는 4명의 주인공들을 각각 다양하게 표현해 냅니다. 곡 전체에 흐르는 셋잇단 음표의 옥타브 반주는 말발굽의 소리와 함께 긴박한 감정과 불안감을 나타냅니다. 아이의 아버지가 의사의 집에 도착과 동시에 반주는 점점 줄어들기 시작하고, ‘품속의 아이는’이라는 가사가 나온 후 나타나는 불완전한 화음은 아이의 죽음을 연상하듯 표현합니다. 그리고 ‘죽었네,’라는 가사 후, 음악은 끝이 나죠. 1인 4역을 맡은 가수들의 표현과 함께, 가사의 내용을 충실하게 표현한 슈베르트의 천재적인 음악성을 함께 즐겨보시길 바랍니다.  

괴테의 <마왕>을 묘사한 작품 Carl Gottlieb Peschel(좌), Moritz von Schwind(우) / 출처. wikipedia


*가사


내레이션, 아이, 아버지, 마왕

Wer reitet so spät durch Nacht und Wind?

차가운 바람이 부는 이 어두운 밤에 말 타고 가는 이 누구인가?

Es ist der Vater mit seinem Kind

그들은 아비와 아들이었다네.

Er hat den Knaben wohl in dem Arm,

아비는 아들을 감싸 안고 간다네

Er faßt ihn sicher, er hält ihn warm.

안전하고 따뜻하게 안고 말을 달린다네


"Mein Sohn, was birgst du so bang dein Gesicht?"

"아들아, 왜 그렇게 떨고 있느냐?"


"Siehst, Vater, du den Erlkönig nicht?"

"아버지, 저기에 마왕이 보이지 않으세요?"

"Den Erlenkönig mit Kron und Schweif?"

"망토를 두르고, 금관을 쓰고 있는 마왕이?"


"Mein Sohn, es ist ein Nebelstreif."

"아들아, 저건 그냥 자욱한 안개란다."


"Du liebes Kind, komm, geh mit mir!

"귀여운 아가야, 내게 오려무나.

Gar schöne Spiele spiel ich mit dir

함께 재밌게 놀자꾸나.

Manch bunte Blumen sind an dem Strand"

바닷가에는 화려한 꽃들이 피어있고

Meine Mutter hat manch gülden Gewand."

내 어머니도 황금빛 옷을 입고 널 반기고 있단다."


"Mein Vater, mein Vater, und hörest du nicht,

"아버지! 마왕이 저를 유혹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으세요?

Was Erlenkönig mir leise verspricht?"

마왕이 내게 조용히 속삭이는 소리가?"


"Sei ruhig, bleibe ruhig, mein Kind,

"진정해라, 아들아. 걱정 말거라,

In dürren Blättern säuselt der Wind."

저건 마른 풀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거란다."


"Willst, feiner Knabe, du mit mir gehn?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가야, 나랑 같이 가지 않으련?

Meine Töchter sollen dich warten schön,

내 딸들이 너를 기다리고 있단다.

Meine Töchter führen den nächtlichen Reihn

내 딸들이 밤마다 축제를 열자고 하는구나.

Und wiegen und tanzen und singen dich ein.

너를 위해서 밤마다 춤추고 노래를 부를 거란다.

Sie wiegen und tanzen und singen dich ein!"

너를 위해서 밤마다 춤추고 노래를 부를 거란다."


"Mein Vater, mein Vater, und siehst du nicht dort

아버지, 아버지, 보이지 않으세요?
Erlkönigs Töchter am düstern Ort?"

저 음침한 곳에 서 있는 마왕의 딸들이?


"Mein Sohn, mein Sohn, ich seh es genau

아들아, 아들아 진정하거라.

Es scheinen die alten Weiden so grau."

저건 단지 낡은 버드나무 가지일 뿐이란다.


"Ich liebe dich, mich reizt deine schöne Gestalt,

너무 사랑스럽구나, 너의 아름다운 모습에 반했단다.

Und bist du nicht willig, so brauch ich Gewalt!

만약, 네가 나한테 오기 싫다면 나는 너를 억지로라도 데려가겠다!


"Mein Vater, mein Vater, jetzt faßt er mich an!

아버지, 아버지 절 꼭 안아 주세요!

Erlkönig hat mir ein Leids getan!"

마왕이 제 팔을 잡고, 저를 끌고 가요!


Dem Vater grauset's, er reitet geschwind,

아비는 공포에 질려 급하게 말을 달렸네,

Er hält in Armen das ächzende Kind,

신음하는 아이를 팔에 안고서

Erreicht den Hof mit Müh' und Not,

두려움에 떨면서 집에 도착했더니,

In seinen Armen das Kind war tot.

품속의 아이는 죽어있었다네.


https://www.youtube.com/watch?v=PaBNUzVSnj8

바리톤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

https://youtu.be/hHE0Ibz19YI

리스트 편곡 <마왕> 예브게니 키신 연주

https://www.youtube.com/watch?v=4_BmRekeJ8A

리스트 편곡 <마왕> 유자왕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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