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보르작의 체코
드보르작 - 체코 모음곡 중 2번. 폴카
Dvořák - Czech Suite, Op. 39 - II. Polka
드보르작 - 체코 모음곡 중 2번. 폴카
블타바 강의 힘찬 강줄기에 체코의 민족성을 표현한 스메타나를 뒤이어, 체코의 정신을 음악에 담은 작곡가가 있습니다. 그는 체코를 넘어, 유럽 전역과 미국까지 보헤미아의 음악을 알렸죠. 아름다운 선율에 체코의 색채를 담아낸, 체코의 대표 작곡가 ‘안토닌 드보르작’이 그 주인공입니다.
안토닌 레오폴트 드보르작 (Antonín Leopold Dvořák, 1841 -1904) /출처. wikipedia
드보르작은 1841년 프라하에서 북쪽으로 20km 떨어진 곳 ‘넬라호제베스’에서 태어났습니다. 보헤미아 지역에서도 시골로 분류되었던 이곳은 블타바 강의 강둑 밑에 위치해있었죠. 드보르작은 푸줏간 겸 여관을 운영하는 아버지 밑에서 태어났습니다. 드보르작은 어린 시절부터 음악에 소질을 보였지만, 마을에서의 교육은 한계가 있었습니다. 집안 사정도 넉넉지 않았죠. 다행히 외삼촌의 지원과 도움으로 드보르작은 프라하로 이동해 본격적으로 음악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프라하 오르간 학교를 졸업한 드보르작은 취업문 앞에서 큰 좌절을 맛보았습니다. 어느 한 곳도 드보르작을 오르가니스트로 채용해주지 않았죠. 학생 시절부터 어려웠던 경제상황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드보르작은 비올라를 들고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경제 활동을 조금씩 이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날 때마다 펜을 들어 오선지에 음표를 그려나갔죠.
1866년 드보르작이 활동했던 체코 국립극장 오케스트라에 ‘스메타나’가 지휘자로 부임하게 되었습니다. 드보르작은 스메타나의 오페라와 민족주의 특성이 가득 느껴지는 많은 작품들을 연주하며, 자신도 체코의 민족성이 담긴 음악을 만들어 봐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1871년. 1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연주자로 활동했던 30세의 드보르작은 비올라를 내려놓았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작곡가라는 자신의 꿈을 위해 한걸음 내딛기 시작하였죠.
체코 국민주의 음악의 창시자 베드르지흐 스메타나 (Bedřich Smetana, 1824 - 1884)/ 출처. wikipedia
텅 빈 주머니 사정이 드보르작을 굉장히 힘들게 했지만, 그는 창작활동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오스트리아 정부에서 예술인을 지원하는 장학 프로그램에 드보르작이 선발된 것이죠. 특히 심사위원이었던 브람스는 드보르작의 음악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출판사에게 드보르작을 소개해주었죠. 브람스 덕분에 ‘짐로크’출판사와 <슬라브 무곡>을 출판하게 된 드보르작은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각국에서 드보르작에게 연주를 요청하기 시작하였고, 드보르작은 더 큰 무대를 향해 나아갔습니다.
‘저는 프라하에서 온 드보르작의 작품들이 매우 좋았습니다. (중략) 그가 뛰어난 재능을 가졌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 짐로크에게 편지를 보낸 브람스
<체코 모음곡>은 <슬라브 무곡>이 작곡된 직후 1879년에 작곡되었습니다. <슬라브 무곡>과 더불어 <체코 모음곡>또한 체코의 다양한 색채와 민족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5개 악장으로 구성된 <체코 모음곡>에서는 보헤미안의 민속춤이었던 ‘폴카’와 ‘수세드스카’가의 리듬이 사용되기도 하였습니다.
폴카는 빠른 2박자의 춤곡으로 남녀가 같이 추는 춤이었습니다. 왈츠와 더불어 19세기 살롱 음악을 대표했던 춤인 폴카는 유럽에서 큰 사랑을 받았죠. <체코 모음곡>의 2번 폴카는 2박자의 짧게 끊기는 리듬 위로 쓸쓸하게 느껴지는 드보르작 특유의 아름다운 선율이 내려옵니다. 그의 선율에서는 민족적인 색채를 바로 느낄 수 있죠. 서로 리듬을 주고받으면서 다양한 리듬으로 변화하는 폴카의 모습 속에서 느껴지는 짙은 보헤미아의 향과 아름다움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https://youtu.be/7-BfYeeoJ3U?t=279
-메인 이미지 출처 : Pixaba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