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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ahms Apr 23. 2021

반복 속에서 다양한 새로움

라벨 볼레로

Ravel - Boléro
라벨 볼레로

 
 드뷔시와 더불어 프랑스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작곡가 ‘모리스 라벨’은 스페인 국경에 가까운 남부 프랑스 출신의 아버지와 스페인 북부 바스크 지방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머니의 영향으로 스페인 바스크 문화를 가까이하며, 스페인의 기질과 민속음악에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래서 그의 음악에는 스페인 적 요소가 들어있죠. 

 라벨은 14세에 파리음악원에 입학하여 피아노와 작곡을 배웠습니다. 하지만 음악원의 교육방식과 라벨의 강한 음악적 신념은 자주 트러블이 났었고, 라벨은 음악원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하지만 라벨은 1897년 작곡과로 다시 한번 음악원에 입학을 하였습니다. 다른 교수들은 라벨의 작품을 외면하기 일쑤였지만, 당시 작곡과 교수였던 ‘가브리엘 포레’는 그의 음악을 좋아해 주며 격찬을 하기도 하였죠. 


가브리엘 포레(우)는 모리스 라벨(좌)의 음악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라벨은 스페인 왕녀를 추모하기 위해 작곡한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의 작품으로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물의 유희> 같은 독특한 작품으로 사람들에게 그의 음악적 특징을 인상 깊게 남겼죠. 라벨은 파리 음악원 출신이라면 누구나 우승을 원하는 예술 학도를 위한 장학 제도인 ‘로마 대상’에 지원했습니다. 로마 대상의 우승자는 2년 동안 장학금을 받으며 이탈리아 로마에서 공부를 할 수 있는 특권이 있었죠. 


 하지만 라벨은 로마 대상에 연달아 떨어졌습니다. 특히 이미 신인 작곡가로서 주목을 받고 있던 라벨이 네 번째로 도전한 로마 대상에 1차 심사를 탈락했다는 사실에 큰 파문이 일어났죠. 라벨은 예선에서 떨어지고, 심사위원이었던 ‘샤를 르네브’의 제자가 결승에 남아 사람들은 질타를 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이 ‘라벨 사건’으로 파리 음악원장 ‘테오도르 뒤부아’는 음악원장에 물러나고 정부는 파리 음악원을 감사를 진행했습니다. 또한 당시 파리 음악계의 보수성을 폭로하게 되는 중요한 사건이 되었죠. 라벨은 이 사건 이후 프랑스 정부가 주는 상은 모두 거절하며, 이 일을 오랫동안 치욕으로 생각했다고 전해집니다. 


테오도르 뒤부아는 라벨사건으로 인해 파리 음악원장 자격을 박탈당했다. 현 파리음악원의 모습.


 스페인의 춤곡인 ‘볼레로’는 8분 음표와 셋잇단 16분 음표를 사용하는 3박자 계열의 리듬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라벨은 이 볼레로의 리듬을 사용하여 14분이 넘는 실험적인 음악을 만들었습니다. 1928년 러시아 출신 안무가 ‘이다 루빈시테인’에게 위촉을 받아 작곡한 이 곡은 발레 음악으로 작곡되었지만, 현재 연주용 음악으로 즐겨 연주되고 있습니다.


 라벨의 볼레로는 스네어 드럼의 볼레로 리듬 연주 위로 2개의 주제 선율은 악기를 바꿔가며 연주합니다. 매우 단순한 이 음악은 다양한 악기들의 연주와 더불어 다양한 악기의 혼합으로 음악은 진행됩니다. 또한 작은 음량에서 악기들이 추가되며 음악은 점차 큰 음량으로 커져가죠. 프랑스 6인조의 작곡가 ‘오네게르’는 ‘내 인생 유일한 걸작은 <볼레로>지만, 다행히도 그 안에는 음악이 없다.’라고 이야기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이 단순한 음악을 초연으로 들은 한 관객은 ‘쓰레기!! 졸작!!’이라고 소리를 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를 제외한 언론과 대중들은 음악 이 음악에 큰 반응을 보였고, 작품은 큰 성공을 이루었습니다. 이에 라벨은 ‘내 음악의 핵심을 파악한 사람은 저 한 사람뿐 이군’이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15분 가까이 반복되는 이 곡에 대해 신경학자들은 라벨이 전측두엽 치매의 초기증세 때문이 아닐까라는 재밌는 주장도 남겼습니다. 라벨의 볼레로는 그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하고 사랑받는 작품으로 남았으며 이 곡은 매년 220만 불의 수익을 얻었다고 전해집니다. 또한 라벨 사후 2001년까지 볼레로 한 곡으로 6천4백만 불 이상을 벌었다고 알려지죠. 


 매일 시작되는 우리들의 일상은 지루하게 반복된다고 생각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똑같은 선율 속에서도 다양함을 표현하는 볼레로의 음악처럼, 일상 속에서 다양한 새로움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https://youtu.be/iMuO2zBxC9A

정명훈 지휘, 서울시립교향악단 연주


https://youtu.be/E9PiL5icwic

구스타보 두다멜 지휘,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연주


*영화 <밀정>에서 사용된 볼레로(영화의 이 장면과 음악은 명장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https://youtu.be/pRf2nuP95Sc

영화 <밀정>의 한 장면


*90년대 생들은 디지몬 음악으로 익숙하실 거라 생각됩니다!
https://youtu.be/CC7ICQqBuDE

디지몬에서 흘러나오는 라벨의 볼레로



-메인 사진 :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의 (Henri de Toulouse-Lautrec)의 볼레로를 추는 마르셀 렌더(
Marcelle Lender Dancing in the Bolero in Chilperic) / 출처 .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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