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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ahms Apr 24. 2021

그의 피아노 협주곡

슈만 - 피아노 협주곡

Schumann Piano Concerto, in A minor, Op. 54
슈만 피아노 협주곡 가단조


 피아노에 대한 슈만의 사랑은 남달랐습니다. 비르투오소 연주자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있었죠. 비록 손가락 부상으로 피아노 연주자의 꿈은 무너졌지만요. 슈만은 성인이 되기 전부터 피아노 협주곡을 작곡하겠다는 욕심이 있었습니다. 1827년 그가 17살이었던 때, 피아노 협주곡의 스케치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곡은 완성하지 못하였죠. 뒤이어 슈만은 피아노 협주곡을 쓰기 위해 여러 번 펜을 들었다 놓았다를 반복했습니다. 1827년부터 1839년 동안 슈만은 5번이 넘는, 여러 차례에 걸쳐 피아노 협주곡을 시도했었습니다. 


비르투오소가 되기 위해 슈만이 사용했던 손가락 운동기계. 슈만은 무리한 연습으로 오른쪽 약지 손가락을 부상을 당했습니다. / 출처. .wqxr.org


 그리고 1840년. 30세의 슈만은 ‘독자적 형식을 가진 피아노 협주곡’을 작곡하겠다는 마음을 굳게 먹었습니다. 또한 그 작품 안에 클라라를 위한 음악을 작곡하겠다고 마음을 먹었죠. 그리고 다음 해 1841년 5월, 슈만은 피아노 협주곡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올라 빠르게 음악을 완성시켰습니다. 3주도 채 걸리지 않았죠. 슈만은 오케스트라와 피아노를 위한 이 작품을 ‘환상곡 Fantasy’라 불렀습니다. 그리고 같은 해 8월 13일, 이 작품은 ‘클라라 슈만’의 피아노 연주와 ‘페르디난트 다비드’의 지휘로 연주되었습니다. 슈만은 이 음악과 연주에 대해 아주 흡족해했습니다. 그리고 출판을 알아보았죠. 하지만 출판사에서는 단악장의 협주곡을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그에게 2, 3악장을 추가해 완성된 협주곡을 요청하였죠. 아내 클라라도 슈만에게 다른 악장을 추가해 조금 더 완벽한 협주곡으로 작곡해보자고 격려를 해주었습니다. 다음 악장에 대한 고민을 하던 중, 슈만은 멘델스존의 협주곡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의 협주곡에 자극을 받은 슈만은 ‘간주곡’이라 불리는 ‘인터메쪼(Intermezzo)'의 2악장과 활기찬 3악장을 작곡하게 되었죠.


 1845년 7월. 슈만은 두 악장을 추가해 드디어 자신의 첫 피아노 협주곡을 완성시켰습니다. 그리고 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인 ‘페르디난드 힐러’에게 이 음악을 헌정하였죠. 하지만 슈만은 이 작품을 완성시키고 난 뒤, 극심한 신경쇠약에 시달렸습니다. 원래부터 우울감과 불면증으로 고통받았던 슈만의 상태는 더욱 악화가 되어 신체를 떨고, 이유 없는 공포심을 느끼는 등 정신적인 고통이 점점 심해졌습니다. 슈만은 외부활동을 하기도 힘들었죠. 이에 손꼽아 기다리던, 베토벤의 추모와 예술을 기리는 ‘베토벤 축제’에도 참석하지 못하였죠.

1845년부터 시작된 베토벤 축제는 베토벤의 고향 본에서 열린다. 프란츠 리스트가 추모회장이었으며, 뮌스터플라츠에 있는 베토벤 기념상도 이때 건립되었다. / 출처. dw.com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슈만은 휴식을 취하며 자신을 돌보기 시작하였고, 12월 4일 드레스덴에서 열리는 자신의 피아노 협주곡 초연에는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이 연주에서는 페르디난드 힐러가 지휘를, 자신의 아내 클라라가 연주를 맡았죠.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 초연은 아주 성공적으로 끝이 났습니다. 초연이 한 달도 채 지나기 않았을 때, 1846년 1월 1일 멘델스존은 신년음악회에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을 무대 위로 올렸습니다. 여기서도 클라라가 연주를 하게 되었죠.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였던 클라라는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을 즐겨 연주했다고 전해집니다. 그녀의 시그니처 협주곡이라는 이야기도 전해 내려 오죠.

 ‘환상곡’으로 작곡된 1악장은 현악기와 팀파니의 쿵! 하는 소리와 함께 피아노는 힘차게 하강을 합니다. 그리고 뒤이어 오보에로 주제 선율이 흘러나옵니다. 이때 나오는 주제 선율의 계이름은 ‘도-시-라-라’ 영어로는 'C-B-A-A‘, 독어 표기는 ‘C-H-A-A'입니다. 이것은 클라라의 이탈리아어 철자인 'CHIARA'의 'C-H-A-A'를 이용한 선율이라 알려지죠. 클라라를 위해 작곡하겠다는 슈만은 이렇게 음악 속에 클라라를 녹여냈습니다. 이 주제는 1악장 전체에 걸쳐서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며 2악장과 3악장에서도 변형된 형태로 나타납니다. 2악장에서는 호른과 클라리넷, 바순의 음색을 통해 표현되어 바로 3악장으로 넘어가기도 하죠.

당대 유명한 피아니스트였던 클라라 슈만과 로베르트 슈만.


  힘찬 에너지와 열정 속에서도 가슴 아린 목소리가 들려오는 1악장과 첼로와 피아노의 대화가 아름다운 2악장, 그리고 활기찬 춤곡풍의 3악장은 다채로운 분위기와 감정으로 표현됩니다. 슈만은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손가락의 기교가 아닌 내면의 정서라 생각했습니다. 감정이 없이 화려하게 기교가 난무하는 음악은 좋은 음악이라 생각하지 않았죠. 슈만의 음악은 복잡하고 감정의 폭이 다양하지만, 아름다운 음악이라는 점은 반박할 수 없을 겁니다. 음악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깊은 슈만의 숨결까지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https://youtu.be/Ynky7qoPnUU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 연주,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리카르도 샤이 지휘 

https://youtu.be/nm3UXWHGwkk

피아니스트 김선욱 연주, 도이치 캄머필하모닉, 파보 예르비 지휘

https://youtu.be/fWDrJT0s1s8

피아니스트 유자 왕 연주, 빈 교향악단, 로렌조 비오티 지휘

https://youtu.be/2QT9SkPiBNo

피아니스트 다니엘 바렌보임 연주,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세르주 첼리비다케 지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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