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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ahms Dec 08. 2021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G.Puccini - O mio babbino caro

G.Puccini - Opera <Gianni Schicchi> - 'O mio babbino caro'
푸치니 - 오페라 <잔니 스키키> -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누구나 한 번쯤 초콜릿 광고에서 혹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네순 도르마~'로 시작하는 테너의 노래를 들어보신 적 있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이 유명한 멜로디를 포함해, 아리아의 선율을 기가 막히게 작곡한 이탈리아의 오페라 작곡가가 있습니다. 바로 오늘의 주인공 '푸치니'입니다.

 푸치니는 1858년 이탈리아의 투스카니 지방 루카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집안은 5대가 대대로 음악을 직업으로 삼았던 음악가 집안이었죠. 6살의 어린 나이로 아버지를 여의게 된 푸치니는 아버지에게 음악의 배움을 이어가지 못했지만, 친척들의 도움으로 음악을 배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머니 혼자 8명의 자식들을 키워내느라, 늘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었지만 어머니는 푸치니의 음악적인 재능을 늘 일깨워 주셨죠. 
 
 18살의 푸치니는 피사에서 열린 당대 최고의 오페라 작곡가 베르디의 오페라 <아이다>를 보러 갔습니다. 돈이 없어 20km의 달하는 거리를 걸어왔지만, 베르디의 오페라에 큰 충격과 영감을 받게 된 푸치니는 그 후로 오페라 작곡가의 꿈을 키우기 시작하였죠.
 

자코모 푸치니 (Giacomo Puccini, 1858. 12. 22. - 1924. 11. 29.)/ 출처. wikipedia

 

밀라노 음악원을 졸업한 푸치니는 세상에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오페라는 주목을 받기도, 외면을 받기도 했지만 푸치니는 끊임없이 대본과 악보를 수정하며 새로운 작품에 대한 도전을 놓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의 나이 38세에 드디어 큰 빛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오페라 <마농 레스코>가 초연부터 대성공을 이루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연달아 그가 발표한 오페라 <라 보엠>, <토스카>, <나비부인>이 흥행을 이어갔고, 그는 베르디의 뒤를 이어 이탈리아의 오페라 작곡가로 우뚝 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1916년, 61세의 푸치니는 1막짜리 오페라 <외투>, <수녀 안젤리카>, <잔니 스키키> 3개를 묶어 <일 트리티코>를 발표했습니다. 그중, <잔니 스키키>는 그가 남긴 단 한 곡의 희곡 오페라입니다. 이 작품은 단테의 신곡 중 지옥편에 실린 짧은 이야기를 각색한 희곡으로, 그가 더 많은 희곡 작품들을 남기지 못한 것을 아쉬워할 정도로 위트가 넘치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줄거리 


 오페라 <잔니 스키키>는 피렌체의 대부호, ‘부오조’의 죽음부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부오조의 재산을 물려받기 위해 친척들은 그의 집으로 몰려왔지만, 집을 뒤져 어렵게 찾은 유서에는 그의 유서에는 ‘모든 재산은 수도원에 기부하겠다.’라고 적혀 있었죠. 친척들은 머리를 맞대고, 그의 재산을 빼돌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 됩니다. 그때, ‘리누치오’는 자신의 사랑하는 여인 ‘라우레타’의 아버지이자 문제 해결사인 ‘잔니 스키키’에게 이 문제를 상의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잔니 스키키가 도착 후, ‘치타’는 그의 행색에 비평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곤 잔니 스키키와 라우레타를 향해 자신의 조카 ‘리누치오’와 결혼을 하고 싶다면 지참금을 가져오라 소리쳤죠. 이에 불쾌해진 잔니 스키키는 조언은커녕, 그곳을 떠나려 했습니다. 하지만 이때 딸 ‘라우레타’가 아버지를 붙잡고 ‘오!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를 부르며 리누치오와의 결혼을 부탁하게 됩니다. 그리곤 다시 마음을 돌려 그들을 도와주게 되었죠. 


 상황을 듣게 된 잔니 스키키는 부오조의 죽음은 아직 친척들과 자신밖에 모르니, 유언을 조작하자는 제안을 하게 됩니다. 대신, 이 거짓말이 걸리면 그 누구도 가차 없이 오른 손목이 잘린 채로 피렌체 땅에서 추방당할 것이니 모두들 조심해야 한다고 입단속을 하였죠. 더 많은 유산을 챙겨 받고 싶은 친척들은 잔니 스키키에게 자신의 몫을 잘 나눠 달라며 그의 옆구리에 돈을 쥐어 주기도 했습니다. 공증인이 도착하고, 부오조로 변장한 잔니 스키키는 유언을 수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친척들에게 기본적인 분배를 진행한 후, 갑자기 잔니 스키키는 ‘나머지 재산은 친애하는 나의 친구 잔니 스키키에게 모두 양도한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친척들은 깜짝 놀랐지만, 공증인 앞에서 유언을 중단하면 자신들의 거짓말이 들통날까 봐 아무 말을 하지 못했습니다. 공증인이 떠난 후, 친척들은 잔니 스키키에게 화를 냈지만, 이미 부오조의 저택은 잔니 스키키의 것이 된 후라, 친척들은 추방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잔니 스키키는 관객석을 향해 부오조의 재산이 좋은 곳에 쓰일 것과 리누치오와 자신의 딸이 행복한 결혼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자신이 지은 죄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려달라는 인사를 하며 극은 끝을 맺게 됩니다. 


잔니 스키키 초연당시 포스터와 잔니 스키키의 무대 의상 / 출처. getty, wikipedia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는 리누치오와의 결혼을 허락해 달라고 애원하는 라우레타의 아리아입니다.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의 '네순 도르마'와 함께, 이 아리아 또한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죠. 가사에는 다리에서 떨어져 내린다는 협박조의 무서운 애원이 담겨있지만, 아름다운 선율을 듣다 보면 라우레타의 순수한 사랑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푸치니 음악의 가장 큰 특징은 단언 멜로디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호소력이 짙은 감정을 길게 이끌어 나가는 아름다운 선율을 따라가 보며 소프라노의 미세한 숨소리까지 함께 나눠보시길 바랍니다. 




*가사

아! 내 사랑스러운 아버지
난 그를 사랑해요

그는 정말 멋진 사람이에요

저는 Porta Rossa로 가서

반지를 사려해요!

그래요, 그래요, 그럴 생각이에요!

만약 내가 헛되이 사랑한다면

베키오 다리로 달려가서

아르노강에 몸을 던지겠어요!

나는 초조하고 고통스러워요!

신이여! 차라리 죽는 게 나아요!

아버지, 불쌍히 여겨주세요!



https://youtu.be/RxZSP1Dc78Q?t=44

소프라노 몽세라 카바예

https://youtu.be/z9DXbnwttzM

소프라노 조수미

https://youtu.be/rKXTgQIQl74

소프라노 황수미

https://youtu.be/l1C8NFDdFYg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

https://youtu.be/YWCKX59EwoI

소프라노 박혜상

*푸치니의 <투란도트> 네순도르마도 한 번 들어보세요!:)
https://youtu.be/cWc7vYjgnTs


 메인 사진 - Pierre Auguste Renoir - La Promen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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