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중 불순물 07화

깨진 나침반과 잃어버린 발자국

유실된 인간성의 지도에 새기는 경고의 문장들

by 브레인캔디

1. 분노: 불타는 심연과 잃어버린 예(禮)


공자가 눈을 부릅뜬다. "예(禮)가 무너지니 분노가 하늘을 찌르는구나!"

이 땅의 분노는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로, 주먹으로, 화염병으로 터져 나온다.

SNS의 악성 댓글은 현대판 '예악(禮樂) 붕괴'다.

공자가 말한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는 계급의 굴레가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는 '관계의 예술'이었다.

"분노는 예의 부재에서 싹튼다.

예를 갖추면 마음이 차분해지리라."

그러나 지금 이곳은 예의가 아니라 '경쟁의 칼날'로 무장했다.

서로의 체면을 깎아내리며 분노의 불씨를 키우는 이 사회,

공자의 탄식이 허공에 맴돈다. "과인(寡人)의 나라여, 어찌하여 이리되었는가?"

맹자는 분노의 뿌리를 더 깊게 파헤친다.

"인정(仁政)을 베풀지 않으니 백성의 가슴에 칼이 서는 것이다."

정치인의 공염불 같은 약속, 기업의 탐욕, 체제의 부당함이

서민의 가슴을 후비고 있다.

맹자가 말한 '측은지심(惻隱之心)'은 이제 계산기 소리에 묻혀버렸다.

"분노는 고통의 외침이다. 통쾌함으로 포장된 폭력 뒤에는 눈물이 있다."

그러나 권력자는 여전히 '왕도정치(王道政治)'를 외면한다.

백성의 분노를 '불량 시민'의 문제로 치부하는 이 시대,

맹자의 눈동자에 비친 이곳은 '인(仁)의 사막'이다.



2. 결핍: 물질의 늪과 잃어버린 덕(德)


노자가 창백한 달을 보며 중얼거린다.

"도(道)를 잃은 자는 결코 채워질 수 없다."

명품 백, 고급 차, 끝없는 승진 경쟁……

물질로 가득 찬 삶은 오히려 텅 빈 영혼을 드러낸다.

'부족함'을 모르는 사회는 '만족'을 상실했다.

노자가 경고한 '지족지족(知足之足)'은

탐욕의 소용돌이에서 허우적대는 현대인에게

머리 위로 지나가는 구름처럼 가볍다.

"가장 큰 재앙은 만족할 줄 모르는 마음이다.

너희가 쫓는 것은 그림자를 좇는 어리석음이니라."

장자는 빈정대며 말을 보탠다.

"쓸모없는 나무는 오래 살고,

가장 아름다운 새는 우리에 갇히지 않는다."

인스타그램의 화려한 필터 뒤에 가려진 허기진 영혼,

'성공'이라는 이름의 우리에 갇힌 청년들.

장자가 말한 '무용지용(無用之用)'은

'유용함'만을 좇는 세상에 던지는 독설이다.

"소유의 굴레에서 벗어나라!

진정한 자유는 텅 빈 손에 있다."

그러나 아무도 그의 말을 듣지 않는다.

결핍을 메우려 더 깊은 늪으로 걸어가는 백성들,

장자의 비웃음이 바람에 실려 흩어진다.



3. 대립과 경쟁: 갈라진 땅과 잃어버린 화(和)


공자가 주먹을 쥐고 울부짖는다.

"화이부동(和而不同)이여! 다른 것과 조화를 이루라!"

진영 논리, 세대 갈등, 남녀 대립……

모든 것이 적대시되는 이 땅에서

'화합'은 허상이 되었다.

정치판은 '악의 축' 낙인으로 가득하고,

가정은 이해관계의 싸움터로 변했다.

공자가 꿈꾼 '대동사회(大同社會)'는

이데올로기의 칼날에 산산조각 난 지 오래다.

"다름을 인정하지 않으면 나라가 망한다!"

그의 외침은 빈 강당에 메아리친다.

맹자가 차갑게 지적한다.

"군주가 인의(仁義)를 버리니 백성이 서로를 잡아먹는구나."

자본의 논리가 인간관계를 지배하고,

승자 독식의 사회가 패자에게 돌을 던진다.

맹자가 강조한 '사단(四端)'—측은, 수오, 사양, 시비—는

경쟁의 화살에 꿰뚫려 죽어간다.

"경쟁이 선(善)을 이기면 나라는 병들게 되리라."

그러나 이곳은 여전히 '1등 신화'에 목매달고 있다.

입시, 취업, 승진…… 피라미드의 정상에 서기 위해

백성들은 서로의 등을 밟는다.

맹자의 눈썹이 가늘게 떨린다. "이게 어찌 인의의 나라인가?"



4. 살생: 상실된 생명과 잃어버린 도(道)


노자가 암혈(岩穴)에서 흐느낀다.

"천지불인(天地不仁)이라 했으나, 인간은 더욱 무자비하는구나."

학대, 살해, 참사…… 참사……

생명이 경시되는 시대,

노자가 말한 '자연의 법칙'은 인간의 잔혹함 앞에 무력하다.

"도(道)는 생명을 길러내고 죽이지 않는다.

그러나 너희는 칼로 도를 베어내는구나."

공장식 축산, 환경 파괴, 무분별한 개발……

인간의 탐욕이 자연을 유린하며

노자의 '무위(無爲)' 사상은 조롱받는다.

장자가 칼날 같은 말을 내뱉는다.

"생명을 도구로 보는 자는 스스로 도구가 된다."

출산율 저하, 자살률 1위, 청년들의 체념……

삶의 의미가 증발한 사회에서

살생은 단순히 '육체의 죽음'이 아니다.

희망을 죽이고, 꿈을 묻고, 미래를 저버리는 것—

이것이 장자가 말한 '심재(心宰)'의 살해다.

"생명은 도(道)의 흐름이니 함부로 거스를 수 없다.

그러나 너희는 강을 거슬러 피를 흘리는구나."



5. 종합: 암울을 뚫는 빛


네 사상가가 하나의 목소리로 외친다.

"돌아가라! 본래의 길로!"

공자는 예(禮)의 복원을, 맹자는 인(仁)의 실천을,

노자는 자연의 귀환을, 장자는 마음의 해방을 말한다.

분노 대신 이해를, 결핍 대신 만족을,

대립 대신 화합을, 살생 대신 생명을—

이 땅의 암울은 철학의 불씨로 다시 타오를 수 있다.

"하늘이 명을 버리지 않으니,

인간이 스스로 구원의 길을 열어야 한다."

그들이 남긴 말은 유배당한 현자들의 편지다.

이제 그 편지를 읽을 것인가,

봉인된 채로 묻어둘 것인가—

그 선택은 우리의 어깨에 달렸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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