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귀환

나이가 든다는 것은 인간의 원초의 신성으로 돌아가는

by 김상규

조용한 귀환

나이 든다는 건

기억의 물결이 멀어지는 일,

그 안에서 슬픔과 기쁨이

조용히 손을 맞잡는 일.


한때는 눈부셨던 웃음,

어느 날 문득 잎새에 내려앉은 먼지처럼

빛을 잃고, 향기가 된다.


눈물은 마른 자국으로 남지만

그 자국 안엔,

오히려 더 맑은 나의 숨이 깃들어 있다.


잊는 게 아니다.

다만 마음의 물결이 잦아들며

모든 감정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


아득한 바람이 되어

내 안의 신성(神性)으로 스며드는 것.


그래서 오늘도 나는 안다 —

슬픔은 사라지지 않고

그저, 빛이 되어 나를 비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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