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펙, 오후 4시의 겨울_8화

일에 권태를 느끼다

by 위니 더 조이
241117.jpg 2025년 11월 17일 월요일 오후 4시, 위니펙, 호텔



오후 4시, 테이블 사이를 왔다갔다하며 수저 냅킨을 다시 접고 정갈하게 놓으면서 권태를 느꼈다.


그레이컵이 끝나자 손님들이 무더기로 체크아웃을 했고, 호텔은 아주 조용했다. 행사에 대한 흥분감은 사라지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매번 똑같은 하루를 보내야 된다는 생각에 벌써 지루한 기분이 들었다.


이상하게도 이 감정은 잘 다스려지지 않고 점점 짜증과 귀찮음, 그리고 권태로까지 번져갔다. 그러자 테이블에 놓여 있는 냅킨을 보자 화가 났다.

누가 접은 건지 모르겠지만 포크와 나이프가 옆으로 흘러나오게 대충 접어 넣었다. 단지 냅킨일 뿐인데 어떻게 접느냐에 따라 레스토랑의 고급스러운 느낌이 확 달라진다. 그래서 나는 커틀러리 냅킨을 신경써서 접고, 식기류도 정갈하게 넣는 편이다. 하지만 어떤 동료는 그런 부분은 신경 쓰지 않고 대강 넘기는 모양이었다.


나라는 사람은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발견하면 눈을 감을 수 없는 사람이라서, 테이블 사이를 다니며 다시 냅킨을 접고 포크와 나이프를 끼워 넣었다.


한번에 잘했으면 굳이 내가 더 손을 볼 일은 없을 텐데. 크게 중요한 것도 아닌데 괜히 다시 냅킨을 접는 나도 참. 나도 이런 내가 싫지만 어쩌겠는가. 내가 그런 사람인 것을.

다 하고 나니 보기야 좋았지만, 여전히 이 예민해진 기분은 가시지 않았다. 온몸이 가시가 돋은 기분이었다. 큰일이다. 이걸 어떻게 극복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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