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으로 뛰어들어가다
오후 4시, 무언가를 가지러 가기 위해 키친으로 뛰어들어갔다.
그건 테이크아웃 박스거나 비닐백이거나 포장용 케찹이거나 아니면 키친에 주문이 들어왔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거나, 음식이 완성되어 나왔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다.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 건, 나름 바쁜 오후 4시를 보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면서 쓸데없는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서버라는 직업의 가장 큰 특성 중 하나인 팁 때문이었다. 서버가 좋은 이유는 팁 잡이기 때문이지만 같은 이유로 별로라는 생각을 했다.
호텔 레스토랑 손님의 대부분이 호텔에 묶는 손님들이다. 그룹 손님과 일반 손님의 호텔 이용 등 레스토랑 이용률은 호텔 예약률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호텔 레스토랑은, 특히 위니펙 다운타운의 우리 호텔은 좋은 팁 잡이라고 보기 어렵다. 타 식당에 비해 팁이 그리 좋지 못한 편이다.
팁을 주지 않는 그룹의 손님들도 있고, 커뮤니티에서 손님 당 일정 팁을 단체로 호텔에 주는 그룹의 손님들도 있다. 그런 팁은 키친과 서버가 모두 동등하게 일하는 시간에 따라 N분의 1을 한다. 일반 손님의 경우, 그 테이블을 담당한 서버가 그 손님이 주는 팁을 고스란히 받는다.
즉, 팁은 어떤 손님을 얼마나 많이 받느냐에 따라 다르다. 팁을 주고 안 주고, 많이 주고 적게 주고를 전혀 예측할 수 없다. 대체적으로 인원이 많거나 주문이 많으면 비율적으로 팁이 올라간다. 팁은 대부분 퍼센트에 따라 받기 때문이다.
서버끼리 테이블을 완전히 나누고 정해둔 것도 아니어서, 그때마다 들어오는 손님을 번갈아 받는 식이다. 어떤 서버는 운 좋게 팁을 많이 줄 수 있는 손님을 유독 자주 받을 수도 있고, 어떤 서버는 팁이 없는 그룹 손님들을 대다수로 받게 될 수도 있다. 서비스 태도도 중요하겠지만 대체적으로 팁의 액수는 운에 달려있다.
그래서 서버들마다 보이지 않는 경쟁이 있다. 어떤 동료는 어떻게든 더 테이블을 더 받으려고 기 싸움을 벌이기도 하고, 어떤 동료는 신경도 안 쓰기도 한다. 어떤 동료는 퇴근 시간이 되면 자신이 받은 주문을 넘겨주고 가기도 하지만, 어떤 동료는 남아서 손님을 끝까지 받고 자신의 팁을 받아가기도 한다.
이 일을 시작했을 초창기 때는, 크게 팁에 신경 쓰지 않았다. 여기서 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나에게는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한번 의식하기 시작하면, 동료는 얼마나 받았는지 추측하게 되고, 저 동료는 왜 계속 일반 손님을 받는 건지 밉고 얄미운 마음이 샘솟는다. 덜 뛰어다닌 것 같은데 나보다 많은 팁을 받는 동료를, 괜히 팁을 줄만한 손님을 더 받으려고 눈에 띄게 머리를 굴리는 동료를 경쟁 상대라고 생각하게 된다.
팁이라는 코딱지 같은 돈(그래도 돈은 돈인지라)에 인류애를 상실하는 내 자신이 웃기기도 하다. 하지만 인간이라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일까. 나라는 인간은 왜, 어째서 그저 일을 즐기지 못하고 이런 사소한 세속의 번뇌와 욕망과 탐욕에 휩쓸려 괴로워하는 것인가.
친구에게 이 이야기를 하니, 간단하게 말했다. “그럼 팁을 아예 받지 마. 그럼 문제는 사라져.” 하지만 난 단호하게 말했다. “아니? 절대 그럴 수는 없어.” 내 마음을 잔잔하게 만들겠다고 팁을 포기할 순 없지.
부처님의 미소를 생각하며, 분노를 잠재우려고 애썼다. 괜히 농담을 던지며 내 기분을 스스로 끌어올리려 했다. 쉽지 않았다. 겉은 서비스 정신에 위반되지 않기 위해 웃고 있지만 속은 불타고 있었다.
나, 이대로도 괜찮은 것일까? 어제부터 이어진 일에 대한 권태감과 부정적 감정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일까? 오늘밤, 108배라도 올리면서 수행이라도 해야 하는 걸까? 도무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