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을 보면서 생각에 빠지다
오후 4시, 창밖을 보면서 멍을 때리며 어제 일을 생각했다.
어젯밤, 요리사 칸과 다투었다. 저녁 8시 45분 경, 나초 주문을 찍었는데 그가 만들기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주방 마감까지는 삼십 분이나 남아 있었고, 나초 재료가 동난 것도 아니었다. 그제도 칸이 시저 샐러드와 치킨 요리를 황당한 이유로 거부했고, 그전에도 이런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에 나는 더 이상 인내심을 발휘할 수 없었다.
매니지먼트한테 이것까지 얘기하진 않않았지만, 그때 칸은 빵을 구우려 쟁반에 납작한 도우를 펼친 채였다. 메뉴에 없는 것이었고, 본인을 위한, 아마도 집으로 가져가기 위해 구우려 했 것일 테다. 나초 주문이 들어오면 자신의 빵을 당장 오븐에 구울 수 없으니 만들지 않겠다고 한 것 같았다. 하지만 이것까지 총지배인에게 말을 하진 않았다. 메뉴 만들기를 거부한 업무 불이행에, 어떻게 보면 개인적으로 키친의 재료를 사용한 것이니 횡령까지 죄가 추가될 것이므로.
몹시 화가나 바로 총지배인에게 전화를 걸었고, 총지배인에게 그와 대화를 해줄 것을 부탁했다. 그리고 3분 뒤, 총지배인은 그가 나초를 만들 거라고 전해줬고, 칸은 결국 만들었다.
하지만 감정 컨트롤이 어려웠던 나는 업무에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손님이 주문한 음료를 만들면서도 집중이 어려워 우왕좌왕했고, 바에 앉은 손님이 “너무 바쁜 거 같은데, 괜찮아?” 라고 묻기까지 했다. 마음속이 무척이나 혼란했다.
평소 칸이 같이 일하기 어려운 사람으로 악명이 높아도, 나는 최대한 잘 지내려고 노력했다. 그는 명령조로 말하는 사람이었고, 먹을 것을 만들어 동료들에게 나누며 인심을 사는, 진짜 우정을 만들 줄 모르는 사람이었으며, 변명에 이유에 언제나 납득되지 않는 본인의 이상한 예시를 만들며 남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 사람이었다. 쉽게 말해 소통이 불가한.
이번에도 살살 구슬려서, 한번 만들어 달라고 설득을 했었어야 했나 싶으면서도. 자신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을 아이에게 하듯 구슬려서 하게 하는 것도 이젠 한계가 있지 싶기도 했다. 그간 그가 나에게 업무적으로 준 스트레스가 적지 않으니 리포트를 하는 게 나에게도, 레스토랑에도 결과적으로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앞으로 어떻게 되려나, 혹시 그가 해고를 당하려나. 그럼 동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려나. 잘리면 칸이 나한테 보복하는 거 아니야? 조금 더 참아 볼 걸 그랬나? 쓸데없는 몽상이 나를 더 괴롭히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