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펙, 오후 4시의 겨울_13화

다운타운에서 버스를 기다리다

by 위니 더 조이
251122.jpg 2025년 11월 22일 토요일 오후 4시, 위니펙, 다운타운


오후 4시, 다운타운에서 남쪽으로 가는 블루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주말을 맞이하여 아이쇼핑을 위해 위너스(Winners)에 가고 싶었다. 딱히 살 건 없었지만 보드라운 쿠션을 만져보거나, 예쁜 식기류의 가격을 확인하거나, 새로 들어온 수출용 한국 화장품이 있는지 보고 싶었다.


11월 중순에 들어서면서 위니펙의 해는 4시 반이면 지므로, 더 일찍 출발해야 했지만 토요일 오후를 느긋하고도 게으르게 보냈던 나는 늦게야 집을 나섰다.


위니펙 다운타운은 원래도 회색빛이라 삭막하지만 특히 겨울은 더 잿빛이다. 오늘도 그렇다는 생각을 하면서, 벌써 이곳의 겨울을 맞이하는 것도 세 번째라는 것을 문득 깨달았다. 점점 나는 위니펙의 겨울이 왜 우울하고 음침하고 스산한지 알아가고 있었다. 최근의 내 기분이 그러하므로.


버스야 곧 오겠지 하면서 핸드폰을 들여다봤는데, 위니펙의 거리에 별 감흥이 없는 내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두리번거리지 않는다는 건, 위니펙 다운타운이 삶의 일부라는 사람이라는 명백한 증거이니까.


곧 버스가 왔고, 버스에 타자마자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피로가 밀려오는 주말 오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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