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펙, 오후 4시의 겨울_15화

휴가를 쓸지 말지 고민하다

by 위니 더 조이

오후 4시, 내일 휴가를 쓸지 말지 고민하다가 결정을 내렸다.


주말 내내 컨디션이 안 좋다는 생각을 했다. 크게 아프지는 않지만 에너지가 없고 기력이 부족하고 조금만 걸어도 피로가 크게 밀려왔다. 게다가 머릿속에 잡생각이 웅웅거려 뒤척이다가 새벽 4시가 넘어서야 겨우 잠에 들었다.


나는 스트레스에 굉장히 취약한 편이다. 태어났을 때부터 여린 성격이었고, 긴장도가 높았다. 크면서 훨씬 단단해졌지만 여전히 한번 충격을 받으면 며칠째 몸이 아프다. 지난주 목요일 요리사 칸이랑 논쟁을 벌인 순간, 숨이 가빠올 정도로 화가 났고 가슴이 뛰고 머리가 혼란해 손님의 주문을 받는 것도 힘들었는데. 아마도 그때 받은 충격이 고스란히 몸에 저장된 모양이었다.


피부에 덮인 몸 안이 지잉 진동을 하는 것 같고, 심장은 두근거리는 느낌이 지속됐으며 어지럽고 속이 메스꺼워 헛구역질을 동반한 기침을 했다. 작년에도 이런 스트레스 상태에서 일하다가 크게 아파 전정신경염으로 몇 달간 고생한 적이 있었다.


나는 느낌이 왔다. 그때 그 증상이랑 흡사하다! 지금 몸을 사리지 않으면 더 아플 것 같은 예감이 든다! 하루 정도 쉬어야 할 것 같다!


몸이 안 좋으니 오후 4시의 사진 찍는 것도 잊었다. 그걸 떠올렸을 때는 화장실에서 갔을 때였다. 지금이라도 찍을까 싶었지만 화장실 칸막이 문을 굳이 찍을 필요는 없었다.


나는 슈퍼바이저에게 몸이 안 좋으니 내일 휴가를 쓰겠다고 메신저를 보냈고, 걱정말라며 나 대신 일할 사람을 찾아보겠다는 답장을 받았다. 그래서 산책을 하거나 택배를 가지러 가는 등 비타민D를 받으며 건강을 챙기고 마음의 평온을 연주해야지 생각하며 버텼는데.


음, 내일 그 누구도 나를 대신해 일해 줄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쩔 수 없다. 그럼 그냥 해야지. 그레이컵 이벤트와 컨벤션 센터에서 하는 컨퍼런스가 마무리되니 호텔은 조용했다. 슈퍼바이저 말론 이제 12월까지는 비수기라고 했다. 그럼 일단 크게 힘들 일은 없을 것 같았다. 내일도 레스토랑이 조용할 것 같아 괜찮으니 일을 하겠다고 했다. 슈퍼바이저는 마감을 다른 사람에게 시킬 테니, 일찍 갈 수 있게 해 주겠다고 했다.


하루종일 쉴 수 있었는데, 좋다 말았다. 그나저나 내 이 유리같은 마음과 몸이 회복되려면 얼마나 걸리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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