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펙, 오후 4시의 겨울_17화

스카이워크 산책을 하고 돌아와서 눕다

by 위니 더 조이
251130.jpg 2025년 11월 30일 일요일 오후 4시, 위니펙, 집


오후 4시, 잠깐의 산책을 하고 집에 들어와 다시 뻗어 휴식을 취했다.


독감의 여파로 어제 온종일 집에만 있었더니 답답했다. 몸이 한결 나아져서 오늘은 스카이워크를 산책하기로 결정했다. 스카이워크는 다운타운의 건물과 건물을 다리로 연결한, 실내로 다닐 수 있는 길이다. 매서운 강바람과 추위로부터 안전하다.


우리 집 방향에서 스카이워크는 RBC 컨벤션 센터에서부터 시작한다. 어떤 행사가 열리나 봤더니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구경해 볼까 싶어 입구까지 갔다가 입장권이 14.99달러나 하길래 단념했다. 체험형 전시나 공연이 아니라, 말 그대로 마켓이기에 돈까지 지불하고 들어가 쇼핑을 하는 게 구미에 당기지 않았다.


스카이워크 길의 중간, 밀레니엄 도서관으로 들어서기 바로 직전에 시티플레이스라는 빌딩에 로빈슨(Robin’s)라는 도넛 가게를 향해 열심히 걸었다. 그곳에 파는 미친 칼로리의 도넛이 있는데, 안에는 부드러운 생크림이 가득하고, 밖은 초콜릿으로 코팅한 도넛으로, 높은 칼로리를 확실히 보장하는 최강의 달달한 맛이다. 회복을 핑계로 오늘은 먹어도 될 것 같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로빈슨의 문은 닫혀 있었다.


롱패딩을 입은 채 실내를 걸었던 지라 땀을 한 바가지를 흘렸다. 그리고 몸이 완전히 회복하지 않아서, 피로가 금방 밀려왔다. 짧은 산책을 뒤로 하고 집으로 돌아와 옷을 갈아 입고 다시 누웠다. 잠깐 나갔다왔다는 걸 빼고는 어제와 다를 바가 없는 하루였다.


아파서 그런가, 위너스에 가서 쇼핑도 하고 괜히 마셸이라는 공예용품 숍에 가서 뜨개질 실도 구경하고 싶었다. 꼭 아플 땐 밖에 나가서 하고 싶은 게 많아진다. 블랙프라이데이 주말은 오늘까지인데, 아이쇼핑하기에 최적의 시기를 놓친 게 아쉬웠다.


그렇게 밖에 대한 열망을 키우고 있을 때, 반가운 연락을 받았다.


동료 알리나가 원래 다가오는 수요일에 일을 하게 되어 있었는데, 아들이 공연하는 크리스마스 콘서트에 가야한다며 나의 화요일 시프트를 바꿔달라고 부탁했다. 나는 흔쾌히 수락했다. 그래서 졸지에 화요일까지 쉬게 되었다.


이제 독감의 끝자락이니 내일은 조금은 더 멀리 가 볼까 싶은 생각이. 남은 이틀은 조금은 활동적이어도 괜찮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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