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안 개구리?

보는 눈이라도 프로가 되자

브런치 스토리와 블로그에 글을 쓰기(실은 글보다는 낙서에 가깝지만) 시작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볼 시간들이 생긴다. 어린 시절 일기를 쓰던 것과 비슷한 역할과 느낌을 주고 있는 몇 개월 사이에 생긴 가장 긍정적인 변화 중 하나다. 스스로를 돌아볼 기회가 시간이 생길 뿐 아니라 주변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운전 중에 우여히 흘려들은 이야기도 메모해서 글감이 될지를 생각해 보고 책을 읽으면서도 짧은 글귀를 옮겨 적는 버릇도 생겼다. 하지만, 자신에 대한 성찰이나 고민을 할 정도의 내공이 없으니 스스로를 돌아본다는 것은 애초에 '성찰'이란 의미에는 한참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그저 '사실에 대한 확인'이다. 아는 것도 그리 많지 않고, 생각도 깊지 않다는 사실에 대한 확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일 하고 있는 분야를 그래도 문장을 써 내려갈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분야는 한 줄을 쓰기도 어렵다.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다른 사람의 글을 읽어보기도 했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내 생각을 문장으로 적어 내는 것은 쉽지 않다. 아니, 쉽지 않다가 아니라 어렵다.


되짚어 생각을 해보면 어디서 읽은, 어디서 들은 것들을 어디에서 열심히 내 것인 양 떠들어 대기만 했지, 어디서 읽은, 어디서 들은 것들을 깊이 있게 생각해 보거나 뒷받침하는 자료를 찾아본 적이 얼마나 될까? 그저 남의 이야기를 귀로 듣고 입으로 말하기만 하고 살고 있었던 셈이다. 당연하게도 적어 놓은 소재나 옮겨 놓은 좋은 글귀로 글을 써보려고 앉으면 몇 문장 쓰고는 금세 밑천이 바닥나기 일쑤다. 관련 키워드로 글을 자료를 검색해 보고 다른 사람들의 글을 읽으면 놀라움과 부러움, 부끄러움과 같은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밀려온다. 하지만, 부족함을 이제서라도 알았고, 부끄러움이라는 것을 느끼고, 다시 책을 읽고 낙서 수준이지만 끄적거리며 지금보다 아주 조금이라도 나아지려는 노력을 시작했다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어디서 주워들은 말을 내 것인 양 그저 입으로만 떠들고, 깊이 있는 생각을 하지 않고 수용만 한다면 나도 예외 없이 확증편향에 빠질 것이고 나와 다른 것, 나와 생각이 다른 것들을 멀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배척하는 극단적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귀와 눈으로 정보를 받으면 입으로 보낼 것이 아니라 머리와 가슴으로 보내 생각과 숙성이라는 것을 시켜본다. 건방지게 입으로만 아는 척하는 것이 아니라 머리와 가슴으로 생각이란 것을 먼저 해 보자. 더 읽고 쓴다고 머리와 가슴이 프로가 되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눈으로 보는 것만이라도 지금보다는 더 나은 수준이 될 수 있게.



늘 같은 하늘만 올려다보며 눈마저 굳어간다면, 우물 안 개구리와 다를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