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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애진 Nov 12. 2022

부담

그림자가 없는 것은 광원뿐이다











나를 갖지 말라고 하는 건 어불성설이지.

그건 곧 나를 준다는 것과 매한가지거든.

그러니 굳이 갖지 말라고는 안 할게.




나를 주지 말래도 너는 나를 갖게 될 거야.

나는 말보다도 빠르게 너에게로 갈 테니까.




나를 기꺼이 떠안는대도 딱히 내가 친절해지진 않아

시시각각 달라질 내 질량 그대로

대롱대롱

감당하는 것도 오롯이 네 몫이거든.




나는 어두워질수록 더 거대해지는, 무겁게 짙은 그림자 비슷한 거야.

네가 나를 떨칠 수 있는 길이 저기 보이네

이정표는 올곧게 타오르는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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