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감성을 잃지 않는 것이 고객과의 약속” 소프트서울 브랜딩 이야기
도착한 상품을 열어보는 순간은 언제나 설렙니다. 기다리고 기다렸던 브랜드의 언박싱이라면 더욱 기분이 좋죠. 브랜드 언박싱은 우리 주위에 빛나는 브랜드를 소개하는 인터뷰 프로젝트입니다. 브랜드를 대하는 태도, 제품에 대한 철학 등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들의 고유한 생각을 나눕니다. 여러분의 언박싱을 더욱 특별한 순간으로 만들어 드릴게요. 브랜드 언박싱이 제안하는 이야기를 통해 그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멋진 브랜드를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소프트서울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공식 SNS 계정과 진민경 대표의 인스타그램을 보고 있으면 소프트서울만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규칙 없이 변화하는 디자인 속에 일관된 감성을 보는 재미다. 그 감성은 곧 정체성이 되어 소프트서울을 2030 여성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로 키웠다. 진민경 대표는 소프트서울만의 감성을 지키는 것이 고객들과의 약속을 지키는 일이라고 말한다. 급격한 성장보다 차근차근 가려고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수많은 유혹과 장벽 속에서도 자신의 취향과 감성을 잃지 않고 차근차근 걸어가는 소프트서울의 브랜드 이야기를 지금 바로 언박싱해보자.
강세영 작가(이하 강): 대표님 안녕하세요. 브랜드 언박싱 독자들을 위해 소프트서울 소개 부탁드립니다.
진민경 대표(이하 진): 안녕하세요. 소프트서울 대표 진민경입니다. SOFT SEOUL(소프트서울)은 소프트만의 감성으로 자유로운 디자인을 선보이는 브랜드입니다. 좋은 소재와 품질로 대중들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브랜드를 지향하고 있어요.
강: 소프트서울은 편집숍에서부터 시작됐다고 들었어요. 처음 편집숍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진: 편집샵 SOFT는 Soy’Favorite Things로,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여러 사람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저만의 감성으로 셀렉한 제품을 제 취향이 가득 담긴 제품들을 소개하며 특별함을 추구하는 편집숍을 지향했었죠. 감사하게도 그 감성을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셨고요.
강: 본격적으로 자체 제작 상품을 만들면서 브랜드로 키우기 시작한 계기는 뭐였나요?
진: 편집숍을 운영하면서 제가 매일 사용할 수 있는 제품들을 직접 만들어 고객들에게 제안해보고 싶다는 작은 꿈이 생겼어요. 제품을 하나 둘 만들고 본격적인 컬렉션을 진행해보면서 자연스럽게 브랜드로 성장하게 됐어요.
강: 소프트서울을 좋아하는 고객들은 어떤 사람이라 생각하고 디자인하시는지 궁금해요.
진: 저는 소프트서울을 좋아해 주시는 고객은 곧 저와 같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좋아하는 감성을 똑같이 좋아해 주시는 분들과 친밀한 교감을 나누면서 편집숍에서부터 차근차근 성장해와서인지, 저와 고객들을 동일시하며 디자인하는 것이 제 나름의 방법인 것 같아요.
강: 소프트서울을 사람으로 표현하자면, MBTI가 뭐였을까요?
진: 소프트서울을 좋아해주시는 고객들의 성향을 닮았을 것 같아요. 고객 후기를 살펴보면 외향적인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요. 그런 점에서 소프트서울도 E(외향적)인 브랜드 같아요. 좀 더 구체적으로 상상해본다면, ESFP(자유로운 영혼의 연예인)가 아닐까 싶네요. 매 순간을 열정적으로 즐길 줄 알고 자신이 어떻게 하면 매력적으로 보이는지를 잘 아는 친구였을 것 같아서요. 가치 있는 물건을 캐치하는 능력도 뛰어나서 옆에서 보다 보면 따라 하고 싶은 그런 친구요.
강: 대표님같은 사람이네요!
진: 자화자찬을 하려던 건 아니었는데… (웃음) 참고로 저는 INFP(열정적 중재자)입니다.
강: 대표님이 가장 아끼는 제품 하나만 소개해주세요.
진: 유니콘 오브제(향초)는 제게 의미가 커요. 지금의 소프트서울을 만들어준 상징과도 같죠. 유니콘은 편집숍 초창기에 만들었던 아이템인데요. 그때는 만드는 방법을 잘 몰랐어요. 몰드 작업부터 디자인까지 모든 과정마다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어요. 집에서 하나하나 밤새 작업했던 기억이 생생해요.
소프트서울을 좋아해 주시는 고객들은 곧 저와 같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강: 2030 여성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요. 가장 큰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진: 자신의 매력을 드러내기에 좋은 포인트들이 소프트서울 디자인에 많이 녹아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컬렉션을 기획할 때 특정 고객 층에게 사랑받아야겠다고 의도하거나 계획하지는 않아요. 저희가 의도한 것이 있다면, 고객들이 소프트서울이라는 브랜드를 경험하기에 어렵지 않은 가격대를 형성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점이에요.
강: 계산되지 않은 소프트서울만의 디자인이 너무 매력 있어요. 디자인 영감은 어디서 얻으시나요?
진: 영감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받아요. 많이 보다 보니 영감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특히 빈티지한 룩을 보는 걸 좋아해요. 또 카페에 앉아서 사람들을 구경하기도 하고, 인스타그램에 소프트서울 제품을 포스팅해주시는 분들을 보기도 해요. 저희 고객들 중에는 제가 생각지도 못한 연출로 입으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거든요. 제가 고객들께 영감을 주기도 하지만 받기도 하는 거죠. 아, 그리고 해외에 나가서 영감이 될만한 것들을 수집하기도 해요. 작은 오브제와 조명을 모으는 걸 좋아하거든요.
강: 최근 여성복 쪽에는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 경쟁이 정말 치열한데요. 이 가운데 소프트서울만의 차별점은 무엇인지 궁금해요.
진: 일부러 차별점을 두려 하진 않아서 대답하기 조금 어렵네요. 굳이 생각해보자면 소프트서울만의 핏과 디테일이 다른 브랜드와는 다른 것 같아요. 어떤 부자재를 써서, 어떻게 포인트를 줄지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하는 편이거든요. 부자재 개발도 시즌마다 공을 많이 들이고 있어요.
강: 그 디테일에서 소프트서울은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받는 것 같아요.
진: 저희는 베이식하고 클래식해 보이지만 하나의 포인트로 달라 보이는 소프트서울만의 디자인과 특유의 감성을 잃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저희만의 감성을 잃지 않는 것이 오래도록 소프트서울을 애정 해주시는 고객들과의 약속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강: 후기도 많이 보실 텐데, 어떤 후기가 가장 기억에 남으세요?
진: 앞서 얘기했듯이, 인스타 후기를 자주 찾아보는 편이에요. 제가 따라 입고 싶을 만큼 예쁘게 스타일링해주시는 모든 분이 기억에 남네요. 룩북 그대로 입으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개성 있게 새로운 조합으로 예상치 못한 코디로 입는 분들이 계시거든요.
매력을 드러내기에 좋은 포인트들이
소프트서울 디자인에 많이 녹아있다고 생각해요
강: 대표님은 좋아하는 것을 업으로 삼으셨다는 느낌이 들어요. 덕업 일치는 모두의 꿈이기도 한데요. 성공적인 덕업 일치가 가능한 이유가 뭐였다고 생각하세요?
진: 뚜렷한 목표가 있기 때문에 좋아하는 일을 계속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제 목표는 고객과 같이 즐길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드는 거예요. 목표를 생각하면 일이 너무 재밌어요. 물론 좋아하는 일을 한다고 해서 마냥 즐거운 일만 있진 않죠. 저는 디자인 전공자가 아니다 보니, 브랜드 운영의 대부분을 직접 부딪히며 배웠어요. 초창기엔 속상함에 매일 울었죠. 1년에 만나야 할 사람을 1달에 다 만나는 기분이 들기도 했고, 그동안 내가 세상을 참 순수하게 바라봤다는 생각도 많이 했죠. 대신 고생 뒤에 오는 성취감이 얼마나 큰 지도 느꼈고요.
강: 뚜렷한 목표와 과정에서 느낀 성취감이 원동력이 된 거네요?
진: 네, 맞아요. 고생 뒤에 이룬 성과가 주는 성취감은 정말 크더라고요.
강: 좋아하는 일이지만 질리신 적은 없으셨어요?
진: 저도 제가 신기한데요. 질린 적은 없어요. 중간중간 힘들었던 시기는 있었지만요. 직원들은 제게 회복탄력성이 좋다고 이야기하시더라고요. 힘든 것도 잘 까먹는 것 같아요.(웃음)
강: 일하시면서 어떨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끼세요?
진: 고객들이 신경 써서 준비한 부분을 알아봐 주시고 좋다고 이야기해주실 때 성취감을 느껴요.
강: 소프트 서울은 SNS를 잘 활용하는 브랜드 중 하나예요. 공식 계정과 대표님 계정 모두 관심을 많이 받는데요. 운영 노하우가 궁금해요.
진: 공식 계정에서는 소프트서울의 무드를 이미지로 많이 보여드리려고 하는 편이고요. 제 개인 계정은 일상에서 어떻게 소프트서울 제품을 매치해서 입을 수 있는지 현실적인 아웃핏을 자주 보여드리려고 해요. 고객들이 SNS을 통해서 브랜드 정보를 얻으려는 경향이 있다 보니, 투트랙 전략으로 브랜드의 다양한 면을 보여드리려 노력하고 있죠.
강: 대표님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감각적이고 자연스러운 스타일링 사진이 참 많은 것 같아요. 마음에 드는 착장으로 옷을 입었을 때, 사진으로 예쁘게 남길 수 있는 대표님만의 꿀팁이 있을까요?
진: 많이 찍는 게 정답인 것 같아요. 저도 한 번에 몇십 장씩 찍거든요. 거울 보고도 찍고, 혼자 차에서도 찍고, 친구들과 자연스럽게도 찍고요. 많이 찍으시길 추천드립니다 (웃음)
강: 앞으로 더 진출하고 싶은 분야가 있으신가요?
진: 국내에서는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다양한 브랜드 아이템을 선보이고 싶은 희망 사항이 있고요.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글로벌하게 소프트서울을 알리고 싶은 마음이 커요. 공격적으로 진행하기보단 저희 속도대로 차근차근 빌드업해나가려고 계획 중입니다.
제 목표는 고객과 같이 즐길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드는 거예요
뚜렷한 목표가 있기 때문에 좋아하는 일을 계속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강: 해외 직구를 하는 고객들도 많이 계신가요?
진: 감사하게도 메일이나 DM으로 유럽이나 미국에 브랜드를 소개하고 싶다는 제안을 많이 받아요. 해외에서 성장세를 느끼지 못하다가도 이럴 때는 체감을 하곤 하죠.
강: 여러 판매 플랫폼을 활용하고 계시는데요. 판매 플랫폼을 선택하는 기준이 있으신가요?
진: 플랫폼마다 장점이 다 달라요. 각각의 장점을 활용해 소프트서울이 새로운 루트로 고객들께 다가갈 수 있다는 가능성이 느껴지면, 그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 또한 새로운 시도라고 여기는 편이에요.
강: 대표님은 좋은 브랜드란 어떤 브랜드라고 생각하세요?
진: 고객들의 의견을 많이 듣고, 그 과정에서 브랜드의 보완점을 끊임없이 찾아가는 브랜드가 좋은 브랜드라고 생각해요. 한 마디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브랜드요.
강: 10년 뒤 소프트 서울은 어떤 브랜드가 되어있을까요?
진: 꾸준하게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어 있으면 좋겠어요. 소프트서울 아이템이 계절별로 하나씩 옷장에 걸려있을 정도로요. 10년 뒤에도 고객들에게 변함없이 베스트 프렌드 같은 브랜드가 되길 바랍니다.
강: 마지막으로 소프트 서울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진: 소프트 서울을 꾸준히 사랑해주신 고객들 덕분에 쉽게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브랜드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힘을 많이 얻었습니다. 고객들께 소프트 서울만의 신선한 컬렉션 보여드릴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인터뷰어 강세영
9년 차 브랜드 마케터. 한국, 베트남, 일본에서 브랜드를 키우며 관리하는 일을 해왔다. 소속된 브랜드에 대한 애착만큼이나 다른 수많은 브랜드를 애정 한다. 저마다의 뚜렷한 색을 가진 브랜드들의 이야기에 쉽게 매료되고, 브랜드를 가꿔가는 사람들에게 동질감과 동경심을 동시에 느끼는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