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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nknown Aug 25. 2021

망해보고 난 뒤에 든 생각 - 1. 브랜딩.

하나를 관통하는 작은 브랜딩 이미지들

실패의 기억은 언제 꺼내보아도 쓰리고 아프다.

사업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대소사가 연결되어 있어 그 때를 다시 기억해보면 그 기억에 수반되는 잔잔한 감정까지 또 다시 회상해야 되니 말이다. 


2019년부터 2020년 초반까지.

내 인생에서 지워버리고 싶을 만큼 힘든 시기 였지만 다시 화장품 브랜드를 만들어보고자 수도 없이 그 때를 생각해 보았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왜 망했을까 라는 의문에 답이 보였다.


아쉬운 부분은 개선해야 했고 잘못된 부분은 방향을 완전히 수정해야 했다. 일종의 오답노트 처럼 말이다.


그 오답노트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요인이 바로 브랜딩이였다. 수없이 많은 오답들 중 왜 브랜딩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 했을까? 브랜딩은 하나의 이미지이지만 그 이미지를 구성하는 수없이 많은 세부 이미지로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앞서 언급한 것 처럼 내가 생각하는 브랜딩은 "수없이 많은 이미지로 만들어진 하나의 이미지" 라고 생각한다. 무슨 소린가 싶겠지만 밑에 이미지를 보면 쉽게 이해가 가능하다.


By The original uploader was 영어 위키백과의 J2thawiki. - en.wikipedia에서 공용으로 옮겨왔습니다., CC BY-SA 2.5,


Photo Mosaic.

용어는 생소하지만 한번쯤 봤을 법한 이미지로 여러 개의 이미지를 재조합해 만든 하나의 이미지를 일컷는다.


이게 브랜딩과 무슨 상관이냐고?


쉽게 예시를 들어보자.


나도 좋아하고 누구라도 좋아하는 글로벌 커피 체인 스타벅스를 생각해본다면,

가장 먼저 떠 오르는 이미지는 바로 BI, 로고 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브랜드 혹은 브랜딩 = BI 라는 쉬운 착각이 바로 여기서 부터 시작된다.

스타벅스하면 초록색의 왕관을 쓴 여자 로고가 떠오르게 되는데 스타벅스의 그 로고는 저 위에서 언급한 "하나의 이미지"인 갈매기에 지나지 않는다.


스타벅스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세부 이미지

맛있는 커피와 편안한 분위기, 미디엄 템포의 째즈, 약간의 불편한 의자, 종이 스트로우, 텀블러 할인, FSC 인증용지 등등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지나치는 사소한 모든 것들이 스타벅스의 브랜딩 이라 볼 수 있다.


어떤 지점을 가더라도 동일하지만 매력적인 커피맛, 직접조명 보단 간접조명으로 연출한 따뜻함과 우드소재의 활용으로 느껴지는 공간의 편안함, 커피와 함께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음악, 회전율을 고려한 불편한 의자와 좌석간의 공간 배치, 모바일 결제를 일상화 시킨 전용 앱, 그리고 그 어떤 커피 전문점 보다 친환경에 진심인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 모든 것이 스타벅스의 작은 이미지들 이다.

그리고 뛰어난 스타벅스의 입지조건, 드라이브-스루 등등 이 모든 것들이 지금의 스타벅스의 이미지를 만들었다 생각한다.


화장품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

신선하고 건강한 원료의 선택, 뛰어난 사용감으로 고객이 느끼는 만족감, 지속 가능한 친환경 정책, 디자인 등등 모두 화장품 브랜드를 구성하는 작은 이미지들이다. 그리고 그 것이 큰 이미지인 BI 혹은 브랜드 네임으로 이어진다.



그 전에도 언급했지만 여기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 작은 이미지들은 "하나의 궤"를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친환경 이미지를 전면으로 내세운 화장품 브랜드가 1회용 화장솜을 판매하는 것처럼 

혹은 동물 실험을 반대하는 비건 브랜드가 중국 수출에 열심히 인것 처럼. 

(2021년 05월 부터 중국 내 수입 화장품의 동물 실험 필수요건이 삭제되긴 하였으나 그전에는 필수 였음)

각기 전혀 다른 이미지의 조합이 아니라 한 개 이상의 공통점을 관통하는 이미지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이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매력적인 음악, 아름다운 사진과 그림, 사랑스런 얼굴, 멋진 몸매 등 다른 사람을 이끌리게 하는 것들에겐 조화로움이 있다. 이 조화로움이 사람들을 이끌게 만들게 되는데 자연, 인간과 더불어 인간이 만든 화장품을 포함한 모든 제품에도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여기서의 조화로움이란 단순히 눈으로 확인하는 아름다움이 아니다. 디자인만 이뻐서 잘 팔리는 시대는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오스카 여우 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 선생님에게 환호했던 이유는 (물론 윤여정 선생님의 아름다운 외모도 있지만) 함께 경쟁한 여우 조연상 수상후보 모두를 치켜세우는 수상 소감이였고, 국민 MC 유재석이 아직도 그리고 앞으로도 사랑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물론 재밌어서도 있지만) 그 사람이 가지는 따뜻함과 파도파도 나오는 미담과 선행이 아닐까?


                                                                                         -



내가 만든 브랜드가 가지는 모든 것들이 브랜딩의 대상이고 이 모든 것들은 하나를 가르켜야 한다.

적어도 내가 만든 내 사업의 오답노트를 보고 내린 나만의 브랜딩 철학은 이랬다.

매거진의 이전글 화장품 브랜드 창업 망하는 방법 - 2. 브랜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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