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걷는 길 위에서

어느새 두 발로 나란히 걷기 시작한 너와 나

by SH

처음엔 안아야만 했어요.

작은 몸을 품에 꼭 안고

매일같이 걸었죠.


그러다 어느 날,

네가 두 발로 내 옆에 섰어요.

비틀거리던 발이 점점 힘을 얻고,

손을 뻗어 나를 잡지 않아도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어요.


그 모습에 뭉클한 마음이 드는 동시에

조금은 쓸쓸했어요.

너는 그렇게

천천히 내 손을 놓고 있었거든요.


함께 걷는 이 길이

언젠가는 갈림길이 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지금은,

우리가 나란히 걷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세상이 다정하게 느껴졌어요.


나는 네 옆을 지켜주고 있지만

어쩌면

내가 더 많이 기대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어요.


네가 나란히 걷는 걸 보며

나는 오늘도

삶이 얼마나 눈부신지 다시 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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