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준 아이

아이의 눈빛에 반사된, 내가 잊고 있던 얼굴

by SH

육아는 늘 무언가를 ‘해야만 하는’ 일로 가득해요.

먹이고, 씻기고, 재우고, 안아주고.

오늘 하루도 뭘 했는지 제대로 기억도 안 나는데,

몸은 망가질 대로 망가져 있어요.


그런데도

나는 또 내게 묻곤 했어요.

“오늘, 뭘 제대로 한 게 있긴 할까?”


아무것도 한 게 없다고 느껴질 때,

마치 하루 전체가 실패처럼 느껴졌어요.

나는 아직도 ‘성과’로 나를 재곤 했죠.

결국 어른이라는 말은,

스스로를 끊임없이 닦달하는 이름이기도 하니까요.


그런 어느 날,

아이와 눈을 맞췄는데

그 눈이 내게 말하고 있었어요.

“엄마는 오늘도 고마워.”

“지금도 좋아.”


아무것도 해내지 않아도,

아이의 눈엔 내가 여전히 충분한 사람이라는 걸

그 순간 깨달았어요.


세상에서 가장 작은 시선 하나가

가장 큰 용서가 되고, 위로가 되고,

다시 나를 살아가게 하는 이유가 되었어요.


그 아이의 눈빛 하나에,

나는 오늘의 나를

조금은 괜찮다고 믿을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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