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불리기도 전에, 이미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었어요
아이가 내 품에 안기기 전까지
나는 나를 나로만 불렀어요.
이름 석 자, 혹은 일하는 직함,
때론 누군가의 딸,
친구, 아내라는 이름으로 살아왔죠.
그런데 아이가 태어난 순간,
나는 누군가의 ‘전부’가 되었어요.
이름보다 먼저
숨결 하나로 불린 존재,
울음 하나로 부르게 된 마음.
“엄마”라는 단어조차 모르는 아이는
내게 아무 말 없이 기대고,
내 냄새를 알아보고,
내 심장 소리에 안정을 느꼈어요.
그 작고 여린 존재 앞에서
나는 이름보다 더 큰 무게로
존재 자체로 불리기 시작했어요.
사람들이 부르기 시작한 “엄마”라는 이름보다,
그보다 훨씬 먼저
나는 누군가에게
‘없으면 안 되는 사람’이 되어 있었어요.
이름은 후에 따라온 거예요.
그 이름을 감당할 수 있는
깊이와 온기를
그 아이가 내게 먼저 주고 있었던 거죠.
나는 그제야 알았어요.
‘엄마’라는 이름은
부름보다, 느껴짐으로 먼저 오는 것이라는 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