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 마음을 돌본다는 것

서툰 나를 미워하지 않기

by SH

나는 꽤 오래 나를 미워하며 살았다.

특히 서툰 나를.


중요한 순간마다 한 박자 느리게 반응하고,

다 하고 난 뒤에야 ‘아, 그때 이렇게 말할걸…’

하고 후회하고.

누군가의 표정 하나에 괜히 마음 졸이고,

작은 실수에도 한참 동안 스스로를 질책했다.


‘왜 이렇게 바보 같지?’

‘왜 이렇게 못나 보일까?’


마음속에 늘 이런 목소리가 살았다.

그리고 나는 그 목소리가 하는 말을

당연히 맞는 말이라 여겼다.

그래서 더 열심히 고치려 들었고,

그러다 잘 안 되면 다시 나를 미워했다.


서툰 건 당연한 거였는데


어느 날 문득,

친구가 나에게 툭 던진 말이 있었다.


“그런데 너, 원래 좀 서툴잖아.

그래서 더 좋기도 해.”


그 말이 마음에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서툰데도 좋다니?

서툴러서 미워할 게 아니라

오히려 그게 더 따뜻해 보일 수도 있다는 걸

나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었다.


조금씩 돌아보니

내가 좋아했던 사람들도 완벽하지 않았다.

조금 더디고, 서툴고, 그래서 더 인간적이었다.

나는 오히려 그런 모습에 마음이 갔었다.


그런데 유독 나만

완벽해지길 바라며 닦달했던 거다.


그래서 이제는 조금 달리해보려 한다.

서툰 나를 미워하지 않고

그냥 있는 그대로 두는 것.


실수를 하고 난 뒤에도

“괜찮아. 누구나 그러잖아.” 하고

내 어깨를 토닥여주려고 한다.


조금 더디게 배우고,

조금 느리게 깨닫는 나를

어느 정도는 허락해주기로 했다.


그랬더니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내가 나를 미워하지 않으니

괜히 불안에 사로잡히지 않았다.

조심스럽게 한 발, 또 한 발 내디딜 수 있었다.


“서툰 나를 미워하지 않자,

비로소 서툰 나와 손잡고 조금씩

앞으로 걸어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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