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나를 미워하지 않기
나는 꽤 오래 나를 미워하며 살았다.
특히 서툰 나를.
중요한 순간마다 한 박자 느리게 반응하고,
다 하고 난 뒤에야 ‘아, 그때 이렇게 말할걸…’
하고 후회하고.
누군가의 표정 하나에 괜히 마음 졸이고,
작은 실수에도 한참 동안 스스로를 질책했다.
‘왜 이렇게 바보 같지?’
‘왜 이렇게 못나 보일까?’
마음속에 늘 이런 목소리가 살았다.
그리고 나는 그 목소리가 하는 말을
당연히 맞는 말이라 여겼다.
그래서 더 열심히 고치려 들었고,
그러다 잘 안 되면 다시 나를 미워했다.
서툰 건 당연한 거였는데
어느 날 문득,
친구가 나에게 툭 던진 말이 있었다.
“그런데 너, 원래 좀 서툴잖아.
그래서 더 좋기도 해.”
그 말이 마음에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서툰데도 좋다니?
서툴러서 미워할 게 아니라
오히려 그게 더 따뜻해 보일 수도 있다는 걸
나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었다.
조금씩 돌아보니
내가 좋아했던 사람들도 완벽하지 않았다.
조금 더디고, 서툴고, 그래서 더 인간적이었다.
나는 오히려 그런 모습에 마음이 갔었다.
그런데 유독 나만
완벽해지길 바라며 닦달했던 거다.
그래서 이제는 조금 달리해보려 한다.
서툰 나를 미워하지 않고
그냥 있는 그대로 두는 것.
실수를 하고 난 뒤에도
“괜찮아. 누구나 그러잖아.” 하고
내 어깨를 토닥여주려고 한다.
조금 더디게 배우고,
조금 느리게 깨닫는 나를
어느 정도는 허락해주기로 했다.
그랬더니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내가 나를 미워하지 않으니
괜히 불안에 사로잡히지 않았다.
조심스럽게 한 발, 또 한 발 내디딜 수 있었다.
“서툰 나를 미워하지 않자,
비로소 서툰 나와 손잡고 조금씩
앞으로 걸어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