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버려도 될 42가지 생각들
1. 처세술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관계의 홍수 속에서 허우적대게 되는데 그때 어떤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말 그대로 처세의 기술을 말하는거죠.
처음 이 책을 받아들었을 때에는 다른 심리학책과 다를 바 없는, 제목 처럼 ‘비우기’ 즉 내려놓기를 알려주는 편안한 책인 줄 알았는데요.
왠걸~ 이거 무척 흥미진진하고 다이내믹 합니다.
이 책의 제목과 표지에 속으시면 안됩니다.
이 책은 생각을 비운 뒤에 허리춤의 칼을 어떻게 뽑아야 하는지를 가르쳐주는 대단한 처세술책입니다.
너무 생각이 많을 필요 없다고 말하고 있는 저 해달의 표정은 사실 음흉하기 그지 없는 오백년 묵은 구렁이에게서나 나올 수 있는 표정인 것이며 저 조개는 언제 킬러의 무기로 변할지 모른다는 긴장감이 저를 휘감을 정도 였습니다.
제가 광고협찬 받아서 이렇게 말하는게 아니고요.
꼭 보세요. 두번 보세요. 아니 그냥 외우세요.
(제 리뷰 스타일 아시는 분들이라면 지금 상당히 놀라셨을 껍니다.
제가 이렇게 표현한 적이 단 한번이라도 있었던가요?)
2. 일단 초반부터 펑크머리로 등장하는 저자 이노우에 도모스케의 알 수 없는 매력이 심상치 않았는데요.
이분 산업컨설턴트이자 정신과 의사로써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분이라기 보다는 ‘진상 부리는 직장상사를 지능적으로 멕이는 방법’을 알려주시는 분이셨습니다.
아, 이렇게 쓰고 보니 이 책 제목으로 이 표현이 훨씬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네요.
출판사에서 재판 인쇄 하실 때에는 저자와 협의를 하신 뒤에 저 해달 표정도 살짝 음흉하게 좀 바꾸시고 조개에는 날카롭게 삐링~ 하는 효과도 넣어주시고 표지색상은 오묘하게 그리고 제목은 꼭 ‘진상~ 멕이는 방법’으로 바꾸시는게 어떨까요?
하지만 자고로 엄청난 무공이 담겨 있는 비급은 그리 쉽게 손에 넣을 수 없는 것이듯 이 책 역시 정체를 숨기고 은폐하고 있는 것이니 부디 그 진가를 알아보는 이들에게 처세바이블처럼 쓰여지길……
3.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흥분했죠.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제가 취업을 앞두고 있는 청년들 대상으로 한창 강연할 적이 처세술을 엄청 전수해줬었는데 그때 다뤘던 내용과 정말 많은 부분이 겹쳤거든요.
그때 만약 이 책이 있었다면 이 책을 사서 보라고 했을 껍니다.
그 무렵 만났던, 기껏 힘겹게 취업했더니 진상상사 때문에 때려치고 싶은 마음이라며 술사달라던 녀석들에게 그냥 이 책 한권씩 쥐어줬을텐데 정말 아쉬웠거든요.
그리고 절대 멕이는 방법만 쓰여 있는 건 절대 아닙니다.
그런 일을 당하지 않도록 나를 잘 만들어 나가는 방법도 쓰여져 있는데 그런 내용도 편하면서 직관적으로 와닿게 쓰여져 있어서 적용하기 더욱 쉬울 것 같은 내용의 책입니다.
(설마 결국은 상사보다 더 멋진 사람이 되어 역전을 하는 것이 진정한 멕임이라고 의도를 깔고 계신 것 아닐까….)
4. 이 책의 내용과 한데 어우러질 수 있는 저의 에피소드 두개만 함께 다뤄보겠습니다.
첫번째 에피소드는 군시절 에피소드 인데요.
제 인생의 역대급 진상들이 가득한 군대에 배치를 받게 되어 기동타격대대 특유의 고된 훈련보다도 스트레스 때문에 자대배치 받은지 한달만에 위장이 헐어 밥도 제대로 못먹는 등 엄청난 고생길이 시작 되는 듯 했습니다.
고참들은 저한테 생긴 것만 특공이지 영~ 볼 것 없이 허약하다며 꽝을 뽑은 것 같다고 했고 그 말을 듣고 저는 훨씬 더 의기소침 해지지 않을 수 없었죠.
그런데 그렇게 2년을 보내게 될꺼라고 생각하니까 저는 패닉이 오더라고요.
죽을 것 같기도 하고 도망치고 싶고……
실제로 도망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 뒤에 벌어질 일을 생각하면 그게 더 끔찍하고, 계속 죽을 것 같다는 생각만 갖고 살다보면 정말 나쁜 마음을 먹을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고민 끝에 단순하게 결정 했습니다.
이래도 죽을 것 같고, 저래도 죽을 것 같고, 활로가 보이지 않는다면 정면돌파를 하다가 죽자고 말이죠.
그래서 남들은 중간만 가면 된다고 하는 군생활을 저는 정말 목숨 걸고 열심히 했습니다.
완전 파이팅 넘치게 남의 일까지 제가 떠안아가면서 제 스스로 생각해도 정말 대견스러울 만큼 열심히 했습니다.
솔직히 그러다가 무리하게 되어 의무대에 가게 되면 그것도 꿀 빠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몸이 좋아지고 무엇보다도 실력이 늘더군요.
그리고 제게 일을 떠넘기던 사람들과 실력의 격차는 점점 심해지고 어느 순간 제가 드러누으면 상황이 심각해질 것 같을 정도로 비중 있는 존재(?)가 되어 갔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때부터 실제로 너무 얄밉지 않은 수준에서 적당히 선택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무엇’을 해야 하는 건지는 제가 결정할 수 없었지만 ‘언제까지,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에 대해서는 제가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유도 했고 그 덕분에 숨통이 트이게 되었죠.
그리고 나중에는 제게 의지해야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만큼 (특히 하사관과 소대장) 저의 입지는 단단해졌고 고참들도 제게 함부로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제가 간부들에게 점수를 따서 소대와 분대에 끌고 오는 회식이 엄청 났거든요)
5. 두번째 에피소드는 지인의 부탁으로 그분 회사에 낙하산 입사를 하게 되었을 때의 이야기 입니다.
처음부터 저를 마음에 들지 않아 했던 몇몇 분들이 있었던 터라 시작부터 꼬이기 시작했는데요.
무엇보다도 창업멤버이자 최강실세인 상무가 저를 대놓고 싫어해서 그 상무의 라인은 모두 저를 견제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지인에게 이야기 했습니다.
공식적인 급여를 대폭 삭감하고 정규직이 아닌 계약직으로 전환해달라,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개인자금으로 지불해달라고 말이죠.
아쉬운 입장이었던 지인은 수락을 할 수 밖에 없었고, 저를 견제하던 상무는 제 급여가 깎이고 계약직이 된 것에 대해 아주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계약직이지만 요구했던 위치가 팀 한명 없는 기획실장이라는 기존이 없던 유명무실한 자리였는데요.
모든 회의에 참석을 하게 되는 위치였고 저는 그때 모든 회의를 상세하게 메모하기 시작했습니다.
2개월째부터 전쟁이 시작되었는데요.
그렇게 세력싸움이나 하려는 사람들이 일을 잘 할리가 없죠.
그리고 그때 그때 감정에 취해서 결정을 내릴 뿐 그런 사람들의 특징은 본인들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는 점입니다.
그런 그들이 그간 했던 허튼 소리, 모순된 내용을 모두 적어놓았던 저는 모든 대형 회의와 작은 미팅을 할 때 마다 계속 자료를 뒤져 가면서 “지난 번에 이렇게 말씀 하셨으니 그렇게 처리하면 되죠?” 라는 말로 선제공격을 했고 그들이 언제 그랬냐고 물을 때마다 몇월 몇일 몇시에 누구누구가 함께 했던 회의에서 누구의 말 뒤에 어떻게 이야기 하셨는지 조목조목 설명 해드렸습니다.
처음에는 되도 않는 소리 하고 있다고 저를 무시했지만 그게 반복 되자 제 앞에서 말을 조심하기 시작하더군요.
그러자 말을 하면 비논리가 나오고, 말을 안하면 일을 안하는게 되어 버리는 상황이 되면서 입지가 좁아지게 되었고 급기야는 저를 따로 불러내어 불필요한 협박을 하다가 결국 그 상무는 제가 입사한지 4개월 만에 퇴사 처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라인에 있던 사람들은 전보다 좀 더 기가 죽은 채로 논리적으로 일을 하는 태도를 갖추게 되었죠.
6. 저는 대한민국의 모든 청년들이 제발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눈앞의 그 직장이 아니어도 얼마든지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말이죠.
제가 보기에는 약해서도 아니고 능력이 부족해서 아니고 그저 싸움의 방법을 모르게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싸움이라는 표현이 좀 불편하다면, 놀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을 것 같고요.
그것을 좀 더 비틀어 바라보자면 관계와 심리로 이야기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상대방이 엄청 대단하고 내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게 몸집이 커보이도록 해서 나를 겁주려는 것 뿐이지 요목조목 따져보면 결국 약해빠지고 무능력한 사람들이나 누군가를 찍어누르고 괴롭히는 짓을 합니다.
그런 사람은 말이죠. 그 조직에서 금방 쫓겨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을 솎아내지 못하고 쫓아내지 않는 조직은 오래 가질 못하거나 아주 불명예스러운 조직으로 이름을 날리게 됩니다.
일단 그저 다 떠맡아서 일하면 되는 겁니다.
실적을 가져가든 말든 상관 하지 않고요.
어차피 내 실력이 늘어나는게 중요합니다.
그만큼 컨디션 조절 하면서 잘 늘려나가는게 중요하고요.
그러다보면 조직이 올바른 경우 그 쓰레기차와 똥차가 빠집니다.
안빠지면 이직 하면 되는거죠.
실력으로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서 실력을 알아봐주는 사람을 만나면 되는 거니까요.
비즈니스란 때로는 싸움이자 전투이고, 때로는 놀이이고, 전부 다 관계이고 심리 입니다.
그것을 꼭 미리 배우셔야 하는데 배울 기회가 없었다면 꼭! 나중에라도 시간을 내어 공부 하셔야 합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은 그 전투에서 필요로 하는 전투장비 중에 칼 하나 정도 밖에 안된다는 것을 아셔야 하고요.
갑옷, 전투화, 방패 등은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는 겁니다.
별 것도 아닌 사람들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마시기 바랍니다.
자기 인생을 똑바로 만들지 못해서 한이 맺혀 적당하게 불법 선 내에서 남 괴롭히는 걸로 푸는 인간들에게 잡아 먹히지 마시라는거죠.
여러분은 분명 여러분이 생각하는 여러분 자신보다 훨씬 더 능력적이고 훨씬 더 멋지고 훨씬 더 많은 가능성을 가진 분들입니다.
그러니 까짓꺼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다 라고 생각하시고 달려보세요.
무작정 열심히 하시더라도 주도적으로!
육하원칙에서 서너개 정도를 내어 줬으면 두어개 정도는 갖고 와야 합니다.
예를 들어 지령이 내려왔을 때 ‘누가,무엇을,어떻게’는 도저히 손댈 수 없다고 생각 되면 ‘언제,왜,어디에서’ 정도는 고집을 부릴 줄 알아야 하고, ‘왜,무엇을,어디에서’를 손댈 수 없으면 ‘언제,어떻게,누가’ 정도를 고집 부릴 줄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무작정 버틴다고 살아남을 수 있는게 아닙니다.
내가 살아남을 수 있는 짓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거죠.
어설프게 사내 정치 같은 것을 할 생각일랑 애초부터 때려치워버리고 오로지 내 실력을 확실히 키우고 좋은 동료들을 찾아내어 그들만 내 사람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7. 이 책 덕분에 옛날 생각도 나고 간만에 또 가슴이 후끈 했네요.
새롭게 창업한지 4개월 밖에 안된 상황이라 정신이 없기도 했는데 다각도로 저를 점검하는 시간을 가진 것 같습니다.
저는 여러번 더 읽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동료들에게도 모두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회사를 성장시키는 과정 속에서 수시로 우리를 점검하는 책 중 하나로 삼아야 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