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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AND ACTIVIST Jul 19. 2022

저는 그때를 후회합니다

왜 아내의 성벽을 부수려고 그토록 애를 썼던 것일까요.….

https://www.huffingtonpost.kr/entry/oh-eun-young-report_kr_62d4c104e4b0116f21bd49b3 

"지친다" vs "변했어" 라이프 스타일도, 취미도 모두 다른 부부가 이혼 위기에 놓였다(오은영 리포트)


결혼 무렵, 저는 사업 외에도 봉사차원에서 비영리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었고 아내가 동참해주길 바랬습니다.

아내는 취지에 공감을 하는 듯 했고 동참하겠다고 했지만 제 눈에는 아내의 참여가 미온적으로 느껴지기만 했고 결국 불화의 씨앗이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아내는 처음부터 서로의 라이프스타일을 존중하자고 했고, 저 역시 그것이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동상이몽이었습니다.


상대방이 어떻게 생활을 하든 상관 없이 그것을 무시하고 자신만의 성역 안에서 만족할 줄 아는 아내는 흔들림이 없었습니다만, 상대방과 함께 하는 것이 중요했던 저는 시간이 흐를 수록 격렬히 흔들릴 수 밖에 없었고, 저의 강렬한 외침과 아내의 흔들리지 않는 무관심은 매일 격돌했지만 그것은 지극히 일방적이었습니다.


저는 계속 "지친다"는 표현을 썼고,

아내는 제게 애초에 이야기 나눴던 것과 "변했다"는 말을 했습니다.


이 부부에 대한 기사를 읽으면서 그때의 저희와 별반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남편이 바깥돌이고 아내가 집돌이라는 점만 빼고는......


저희가 부부상담을 진행 했던 경우들을 종합해보면 세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한쪽은 성역구축, 다른 한쪽은 방랑자

2) 양쪽 모두 성역구축

3) 양쪽 모두 방랑자


사람을 크게 '불안형'과 '회피형'으로 나눌 수 있다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회피형은 성역을 구축하고 있고, 불안형은 방랑자로 살고 있다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희의 경우 아내는 회피형으로써 성역을 단단히 구축하고 있었고, 저는 불안형으로 방랑자로 살고 있었는데 좋게 말하자면 아내는 큰 욕심 없이 주어진 현실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사람이었던 것이고, 저는 계속해서 공부하고 새로운 경험을 하며 진리를 찾고자 노력하고 있었던 사람이었습니다.


양쪽 모두 성역구축을 하고 계신 분들의 경우 특별히 불화라고 할게 없었습니다.

그 성역이 달라지지 않는 이상 특별한 이슈가 생기지도 않고 특별한 이슈가 생겼더라도 자신의 성역을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해결을 원하는데다가 해결이 되지 않는 것에서 오는 스트레스보다 성역이 건드려지는 부분에 스트레스를 더 받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문제로부터 또 다시 회피하는 것을 선택합니다.

대체적으로 둘 다 회피를 하고 있기 때문에 둘 사이에는 별 문제가 없습니다.

자녀를 비롯해 그 두 사람을 지켜보는 제 삼자들이 미치고 팔딱 뛰고 환장할 뿐, 그들의 성역은 견고합니다.

나이를 먹고 자녀가 성장하면서 새로운 문제들이 계속 도출 되지만 그것 역시 그들을 크게 흔들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당장 둘 사이에 문제 될 것이 없고, 문제회피능력은 오랜 경험을 통해 타의 추종을 불허하기 때문에 그냥 바뀌지 말고 주어진대로 살자는 말만 하면서 그 안에서 행복하다는 말을 하며 살아갑니다.


양쪽 모두 방랑자인 경우를 보면 화끈하게 잘 헤어지는 것 같습니다.

각자의 영역에서 본인이 하고 싶은 것들을 잘 즐기며 살다보니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도 잦고 바람이 나는 경우들이 많았습니다.

물론 상대방이 바람이 난 것에 대해 화를 내긴 하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면 딱히 화낼 입장은 안되는 것으로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 입니다.

최종적인 선을 넘지 않은 것 뿐이지 그 인생도 바람이나 별반 다를 바 없는 인생이기 때문입니다.


대체적으로 갈등으로 가득한 상태에서 헤어지지도 않고 주구장창 싸우고 있는 부부들을 보면 대체적으로 한쪽은 성역구축, 다른 한쪽은 방랑자인 경우입니다.

둘 다 서로를 이해할 수 없고, 본인의 입장에서만 판단하기 때문에 상대방이 한심하기 그지 없습니다.


성역을 구축한 입장에서는 방랑자를 허황된 것을 쫓아다니며 돈과 시간을 쓰는 욕심쟁이로 볼 뿐입니다.

방랑자 입장에서 성역을 구축한 사람을 게으르고, 문제를 상대방에게 다 떠넘기는 이기주의자로 볼 뿐입니다.


성역을 구축한 사람이 상담을 신청해오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분들 입장에서는 자기 성역에만 문제가 생기지 않으면 세상 만사에 관심이 없기 때문에 (때로는 옆에서 숨이 넘어가고 있어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어서) 그 성역을 고치겠다고 상담을 받으러 가는 일은 천부당만부당한 일일 수 밖에 없습니다.


대부분 성역을 구축한 사람과 함께 사는 방랑자들이 신청을 해오는데 이들의 사연은 특별히 다를게 없습니다.

소통이 안되서 괴로워 하고, 관계가 어려워서 괴로워 하고, 취향이 달라서 괴로워 하고, 함께 하고 싶은데 분리 되어 있다는 것에 대해 괴로워 하면서 한탄을 하시고 이별을 생각하시고 극단적인 고민까지도 하십니다.

(물론 성역을 구축하고 계신 배우자들은 그런 상태를 이상하게만 바라볼 뿐, 문제를 직면하지 못합니다.

이해해야 합니다. 문제를 직면하자마자 무서운 속도로 달아나는 것만 훈련이 되어 있기 때문에 문제를 가만히 지켜보고 원인을 분석하는 것은 그 자체로 그분들의 성역을 부수는 행위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분들은 슈퍼초울트라파워에너지를 가진 방랑자 입장의 제가 어떻게 그 상황을 이겨내고,

슈퍼초울트라급으로 두꺼운 빙벽을 자랑하던 성역구축자 아내가 어떻게 성역 밖으로 나와서,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다시 세운 비결이 무엇인지, 동시에 함께 공부하고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많이 물어보시곤 하는데 저희의 원포인트레슨은 아주 간단합니다.


1) 방랑자는 성역 안에 있는 사람과 5:5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10:0이 당연, 9대1도 감사히 여겨야 합니다.

그게 용납되지 않는다면 헤어지는 수 밖에 없습니다.

헤어지기 싫다면 당연히 여겨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우물은 목마른 사람이 파는 것이고, 인간관계는 아쉬운 사람이 더 노력하는게 당연한 섭리 입니다.


2) 방랑자는 성역에 문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성 안에 있는 배우자와 더 소통하고 싶다면 그 문을 열고 그 안으로 들어가면 됩니다.

하지만 대부분 그 문을 열기 싫어 합니다.

성안에 있는 배우자가 세상과 유일하게 소통하고 있는 그 문을 무시하고 벽을 통째로 부수려고 합니다.

공성전 벌이지 말고 열린 문으로 들어가는 것이 절.대.적.으.로.효.율.적.인.원.칙. 입니다.


3) 그 성역 안에서 충분히 행복하게 하나가 된다면, 성 밖으로 손잡고 나올 수도 있습니다.

성벽도 낮아져서 많은 사람들이 그 성안을 구경할 수 있게 되고, 얼마든지 마을 크기로, 국가 크기로 넓힐 수도 있습니다.


아내는 결혼  10년간 공성전을 벌였습니다.

저는 아내의 성벽을 무시한 채 통째로 부수려고 했고,

아내는 저의 노력을 비웃으며 성벽을 더욱 견고히 했습니다.


저는 10년간 그 성벽에 생채기조차 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이혼하게 되겠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희의 경우 저의 그 무식한 10년간의 울부짖음과 두들김을 불쌍하게 여긴 아내가 먼저 성벽 일부를 허물고 바깥으로 나오면서 전쟁이 종식 되었고, 저희의 본격적인 사귐이 시작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10년간 얼마나 어리석은 짓을 했었는지 절실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내의 성벽에는 정말 많은 문이 있었습니다.

문짝도 없이 그냥 열려 있는 문들이었습니다.

그 문으로 그냥 들어가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 안에서 먼저 알콩달콩 살아가면 됐던 것이었습니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성벽 밖으로 확장 될 수 있었던 것을.......

단 몇년이면 가능했을 것을 10년이나 헛수고를 하고 있었던게 얼마나 아쉬운지 모릅니다.

얼마나 가슴을 치며 후회를 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이 행복을 누릴 수 있었던 10년이라는 시절을 날려 먹었다는게..... ㅠㅠ)


아내는 패션을 사랑하는 사람이었고, 명화를 비롯한 예술품을 즐기던 사람이었습니다.

재즈를 사랑하고, 로맨틱한 분위기를 중요하게 여기던 사람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나'와 '우리'의 가치가 더 중요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20대에 잠깐 패션에 관심을 뒀다가 더 관심을 가졌다가는 제 재정이 파탄 날꺼라고 생각이 들어서 아예 관심을 걸어잠궜고, 명화 보다는 상업디자인에 꽂혀 있었습니다.

재즈 보다는 힙합을 사랑했고, 부드러운 로맨틱 보다는 강렬한 열정을 추구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사회와 국가의 문화가 혁신하는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때의 저로 돌아간다면 저는 일찌감치 사업을 반토막으로 줄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커뮤니티에 대한 관심을 일단 중단 했을 것입니다.

다른 공부는 하지 않고 패션을 공부했을 것입니다.

상업디자인을 연구하는 시간을 줄이고 명화를 보는 시간을 늘렸을 것입니다.

힙합 듣는 시간을 줄이고 재즈를 느껴보려고 했을 것이고,

부드럽게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하려고 노력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나부터..... 우리부터..... 우리 가정부터 하나가 되는 기쁨에 집중 했을 것입니다.


저는 아내를 그토록 사랑한다고 하면서......

더 깊이 사랑하고 싶다고 하면서......

우리가 더 깊이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그러기 위한 소통이 너무 부족하다고 관심사 공유가 부족하다고 하면서.....

아내가 제게 맞춰주길 바랬습니다.


맞춰주지 않는다고 괴로워 했고......

아내의 영역을 존중하지 않고 무너뜨리려고 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잘 살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때의 제게 한마디 해줄 수 있다면......

그렇게 할 바에야 차라리 헤어지라고 이야기 해줄 것입니다.

사랑의 사, 아니 사의 ㅅ 조차도 모르고 있고, 태도가 영 글러 먹었다고 이야기 해줄 것입니다.


제 태도가 글러먹었다보니 제 아무리 책을 많이 읽어도 고금동서의 현인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는 부분들이 제 안으로 들어올리가 없었습니다.

사랑은 오래 참으며...... 바라지 않고...... 상대의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 이해하려 노력하며......  내가 다가가서...... 함께 하는 것임을.......

그것을 모르면서 '내 마음대로 정의 내린 사랑'을 기준 세우고, 아내에게 사랑한다고 이야기 하고, 내 사랑을 받아달라고 이야기 하고 있었습니다.


성벽을 잘 구축해놓은 사람들의 특징을 보면......

사랑을 추구하는 것을, 관계를 맺는 것을, 포기한 사람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방랑자들의 특징을 보면......

겁이 나지만 사랑을 알고 싶고......

겁이 나지만 관계를 맺고 싶고......

겁이 나지만 포기하지 못하는 사람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사랑을 두려워 하고 관계를 피하려고 하는 사람을 사랑해놓고,

내 사랑을 이해해주지 않는다고, 내 사랑을 받아주지 않는다고,

나와 더 깊은 관계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해주지 않는다고 소리를 치르는 무례한 사람일 뿐입니다.

(상대방이 내게 말하는 '사랑'이라는 단어가 어떤 뜻인지도 모르고 내 기준대로 상상하고 받아들인 바보일 뿐입니다.)


그때의 제가 그랬고, 정말 많은 분들이 현재 그런 상황 속에 있습니다.

그때의 저에게, 지금 그런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사랑에 대한 당신의 정의가 얼마나 건강한 것인지 점검해보라고 말입니다.

내 마음대로 정의 내린 사랑을 상대에게 강제하는 무례한 사람이 아닌지 확인해보라고 말입니다.

그 어려운 사랑을 더 알고 싶고, 더 경험하고 싶고, 더 느껴보고 싶다면, 제대로 된 노력을 시작하라고 말입니다.


상대방을 더 알기 위해 노력하라고......

상대방이 즐거워 하는 것을 더 알기 위해......

상대방이 사랑하는 것을 더 알기 위해......

상대방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더 알기 위해......

노력하라고 말입니다.


이 시점에서 '엥? 그럼 나는? 나를 희생해서 전부 다 상대방을 알기 위해 노력하라면 나는 어쩌고?' 라고 생각이 드신다면......

아픈 말일 수도 있고, 불쾌한 말일 수도 있겠지만, 그때의 저와 마찬가지로 사랑할 자격이 없는 분이라고 밖에 말씀 드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만약 '어? 나도 지금 사랑하고 있는데?' 라고 말씀 하신다면 적어도 제가 찾은 사랑과는 완전히 다른 성질의 것을 하고 계신거라고 말씀 드릴 수 밖에 없고, 그것이 찾던 것이라면 그대로 쭉 사시라고 말씀 드릴 수 밖에 없습니다.


저도 그런 어설픈 사랑을 정말 오랫동안 해왔던 사람이었습니다.

어릴 적부터 시작해서 아내와 만난 후 10년에 이르기까지 말입니다.

저 역시도 그때 그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에 사랑이라는 단어를 붙여서는 안됐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외로움'이었고, '호기심’이었고, ‘필요’였고, ‘집착'이었고, '아집'이었고, '욕심'이었다는 것을......

'사랑'을 한 뒤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저희 부부가 누리고 있는 사랑을 알고 싶으시다면, 경험하고 싶으시다면 그 시작은 위에 말씀 드린 내용처럼 사랑하고자 하는 사람의 열린 문으로 걸어들어가는 것으로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그 여정이 얼마나 걸릴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

하지만 사랑을 포기하고, 성벽을 쌓아올린 상태에서, 누군가가 내 성벽 안으로 들어와주길 바라며 문을 열어놓은 그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해줄 사람은 본인 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내것을 버리는데도 즐거울 수 있고, 기쁠 수 있고, 행복할 수 있다면......

그때 비로소 '사랑의 정수'를 맛보기 시작한 것이니 마음껏 누리기 시작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제이든 / 슈퍼제너럴리스트

커뮤니티디벨로퍼 & PFC브랜드액티비스트

크리에이티브디렉터 & 비즈니스트레이너


COO / BRAND ACTIVIST

CEO / OUOS VILLAGE

Creator / METACORP

Chief-Trainer / S.READING

co-founder / T.A.G.


https://linktr.ee/brandactiv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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